"中 기업과의 협력 진출 전략 등으로 위기 속 기회 잡아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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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BRICs(브릭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 중 하나로 각광받던 브라질이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정치권 갈등, 헤알화 가치 하락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트라(KOTRA, 사장·김재홍)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제 동향 및 우리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지난 5년여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해 지난 9월에는 1994년 이후 최고치인 1달러당 4.25헤알을 기록했다.

     

    경제성장은 2010년부터 점차 둔화돼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며, 수출, 수입, 민간 소비 또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상파울루주(州)는 발주 예정이던 주요 고속도로와 지하철 프로젝트를 취소했고, 지난 9월 신용평가기관 S&P는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으로 강등했다.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에 따르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자동차, 전자제품과가전제품 기업들은 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해외에서 핵심 부품들을 수입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 폭등으로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지에서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A사의 경우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 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력 감축과 조업시간 단축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지 내수시장에 제품을 수출을 하는 우리 수출 기업들 또한 환율 하락으로 현지 바이어들이 수입량을 줄이고 있어 울상이다.

     

    브라질의 주요 투자국인 네덜란드, 미국, 스페인의 많은 기업들은 투자를 보류하거나 철수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브라질 마나우스 내의 자사 공장을 매각했고, 영국의 HSBC은행은 지난 9월 자사의 브라질 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을 발표했다. 일본 기업들은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 진출에 관심은 있으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중국은 오히려 브라질 시장 진출 가속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19일 리커창 총리는 브라질을 방문해 인프라와 자원, 에너지, 농축산 사업 등 약 533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협정에 서명하며 경제 협력에 불을 지폈다.

     

    실제 중국 자동차 기업 체리(Chery)는 연내 브라질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1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지점장은 "브라질의 경기 침체 때문에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브라질에 대한 투자의지를 확고히 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우리 기업들은 위기 극복과 대응체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며 "경기와는 무관하게 막강한 소비력을 지닌 브라질 고소득층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펼치거나, 저가형 제품으로 위축된 중산층을 겨냥하는 이중전략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브라질은 과거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오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 타기업이 투자를 철수하는 침체기에 현지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향후 수확을 거둬들이는 체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은영 코트라 구미팀장은 "경기 침체기에 오히려 활발한 AS 부품시장, M&A(인수·합병) 시장 등에 진출하고, 중국 기업들과 합작을 통해 현지에 진출하는 등 위기 속 기회요인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