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하락에 직원 급여도 감소세
지난해 연봉 동결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패션그룹형지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패션그룹형지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확장한 패션그룹형지가 계속되는 적자에도 최병오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억대 연봉을 받아왔다. 반면 직원 급여는 감소하면서 처우 개선은 나몰라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의 매출(6월 결산법인)은 2013년 993억원, 2014년 916억원, 2015년 854억원, 2016년 1560억원, 지난해 174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억원, 49억원, 11억원으로 줄어들더니 2016년 61억원,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 또한 악화됐다. 2013년 5% 수준을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3%로 감소하더니 2016년 -3.9%에서 지난해 -1.2%까지 떨어졌다.

    반면 형지엘리트의 등기임원인 최 회장은 2014년 1억8047만원, 2015년 3억1849만원, 2016년 3억2186만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2억3483만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2억1355만원을 수령해 지난해와 맞먹는 보수를 수령했다.

    2012년 인수한 남성복 브랜드 형지I&C(우성I&C)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의 2013년 매출 644억원, 2014년 929억원 2015년 1178억원, 2016년 1276억원, 지난해 11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3년 11억원, 2014년 21억원, 2015년 15억원에서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10억원, 88억원의 적자를 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7%, 2.2%, 1.2%, 0.3%, -7.7%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 회장은 2012년 8200만원, 2013년 2억4816만원, 2014년 1억6000만원, 2015년 2억3806만원, 2016년 1억5400만원을 받았고 지난해 1억2700만원을 수령했다. 등기임원인 최 회장의 딸과 아들인 최혜원 
    형지I&C 대표와 최태진 사업본부장 역시 지난해 1억2700만원을 받았다.

    업계 안팎에선 기업의 실적과 직원들의 급여에 비해 과하게 책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I&C가 최근 3년간 직원들에게 책정된 1인 평균 급여액을 보면 최 회장이 받는 보수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5년 8200만원, 2016년 7300만원에서 지난해 3900만원으로 줄었다.

실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직원 급여를 동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형지에스콰이어 역시 급여를 동결했다. 최저임금이 매년 약 15% 인상되는 동안 대부분의 형지 직원은 동일한 급여를 받고 근무한 셈이다.

같은 기간
 최 회장이 사업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이다. 최 회장은 2009년에는 사명 변경과 함께 CI를 발표하면서 종합패션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브랜드 확장에 힘써왔다.

2012년 남성복 우성I&C(현 형지I&C)와 2013년 
여성 커리어 캐주얼 캐리스노트와 학생복 엘리트를 잇따라 인수했다. 2014년 5월 프랑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인수해 골프웨어시장에도 진출했다. 2015년 6월 잡화브랜드 에스콰이아를 인수하면서 20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2013년 서울 장안동에 바우하우스 쇼핑몰을 인수하고 지난해 부산 사하구에 아트몰링까지 열며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패션과 유통 양대 축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의 기업들은 실적부진을 반영해 등기이사의 보수가 반영되는데 직원들의 연봉만 줄어들고 있다"면서 "물론 보수 지급 기준에 따라 그 대가가 지급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이 갖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오너에게만 이익이 쏠리는 구조가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표이사의 경우, 계속 급여 동결인데다 다른 임원들은 연차에 따라 급여 인상이 소폭 있었다"면서 "이사 보수한도는 등기 임원 및 미등기 임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도만 설정되었을 뿐 집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감소되는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 역시 "2015년과 2016년 수치에 남녀 평균급여액의 평균값이 공시돼야 하는데, 남녀의 합(sum)으로 올라가있다"면서 "이 기간 남
녀 급여의 평균값을 제대로 계산하면 급감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