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마지막 항해, 대서양 노선 철수미주 서안이나 유럽 항로에 집중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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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대규모 선박 발주를 앞두고 있는 현대상선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사업성이 없는 노선은 정리하고 신규 취항한 유럽노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미주 동안과 유럽을 잇는 대서양 항로에서 철수한다.

    현대상선은 화주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한 뒤 오는 7월 31일 마지막 항해를 끝으로 해당 노선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서양 항로에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당 노선에서 철수를 결정했다"면서 "새로 취항한 유럽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2M(머스크·MSC) 얼라이언스로부터 선복을 빌려 대서양 항로에서 정기 노선을 운영해 왔다. 현대상선이 그동안 서비스 해온 대서양 항로는 TA2(Trans-Atlantic Loop 2)와 TA3(Trans-Atlantic Loop 3) 등 두개 노선이 유일하다.

    TA2와 TA3 노선은 독일 브레머하펜(Bremerhaven), 영국 펠릭스토우(felixstowe),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 프랑스 르아브르(Le havre), 미국 뉴욕(New York), 노퍽(Norfolk), 서배너(Savannah), 찰스턴(Charleston) 등을 회항한다.

    글로벌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서양 항로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공급량이 물동량을 추월하면서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도 해당 항로에서 점유율이 크지 않은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현대상선은 올 초에도 미주 동안 노선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이스라엘 선사 짐라인(ZIM LINE)과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무리하게 노선을 확장하기 보다 유럽노선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당분간 미주 동안에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향후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이나 유럽 항로 등 주력항로에 더욱 힘을 실을 전망이다. 지난달 8일 운행을 시작한 현대상선의 아시아~북유럽 노선(AEX) 노선은 매 항차마다 선적 예약률이 100%를 넘기고 있다.

    AEX 서비스는 4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2M' 협력과는 별도로 현대상선이 단독 운항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4600TEU 선박으로 독자 노선을 운영하면서 향후 초대형선박 투입시 필요한 화주를 미리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1만 TEU급 선박이 운항하는 유럽 노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영업 기반을 갖춰 놓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 발주를 추진 중이다. 이 중 2만2000TEU급 선박 12척은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1만4000TEU급 8척을 미주동안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신규 취항한 유럽항로에 대해 업계의 우려는 존재하지만, 그보다 초대형 선박 발주를 앞두고 미리 영업기반을 다져 놓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처음에는 손실이 예상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비스가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