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간 11편 항공기 기체결함으로 지연출발아시아나 “정비 투자 확대 및 재발방치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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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2주일 동안 11편의 항공기가 기체결함으로 지연 출발하면서 승객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체 결함 및 정비 문제로 지연출발이 잇따르면서 대형사고에 대한 징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16일부터 30일까지 기체결함으로 인해 지연출발한 것이 총 11편으로 나타났다. 16일부터 22일까지 발생한 것이 7편이며, 23일부터 30일까지 발생한 것이 4편이다. 기체결함을 정비하느라 연결 지연된 항공편은 총 18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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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함원인도 다양하다. 지난달 23일 발견된 김포~제주행 비행기는 객실내 공기 순환계통에 결함이 발견됐으며 같은 날 뉴욕~인천 비행기는 기내전기 공급 결함이 나타났다. 26일 인천-홍콩행 비행기는 슬라이드 장착 결함이 발견됐으며 30일에는 동력장치 오일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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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가 72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특별점검 중인데도 불구하고 결함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83일까지 예정된 특별점검을 10일까지 1
    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정비 전반에 걸쳐 내재된 미흡사항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비사부품항공기 등 총체적 난국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결함사고가 예견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그 원인으로 숙달된 정비사 부족 부품 돌려막기 대체항공기 부족 등을 꼽는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A씨는 "열악한 회사 사정에 경력이 많은 정비사들이 대거 이직했다. 최근에는 수십여명의 정비사들이 다른 항공사들로 자리를 옮겼다회사 처우는 나빠지고 좋은 조건에 이직 제의가 많이 와서 이직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직할 만한 곳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LCC 항공사들이 늘어나면서 정비사 수요가 증가해 이직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21명이 다른 항공사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경험 많은 정비사들의 이탈이 잇따른 지연 출발의 원인 중에 하나라는 지적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현재 정비 인력 중 10년이상 베테랑 정비인력의 비중은 60% 이상이다"며 "항공기 1대당 18명의 정비사가 맡고 있어 국토부 기준인 1대당 12명보다 훨씬 많은 정비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지연율은 9.79%로 국적 항공사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지연횟수는 1540회이며 이중 정비로 인한 지연은 51건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지연율은 2013년부터 매해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국적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작년 국내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평균 지연율은 5.9%이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8.42%2.5%포인트 가량 높았다. 2013년 지연율(3.06%)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정비 부품 돌려막기와 대체 항공기 부족 논란도 이어졌다. 부품 돌려막기(부품 유용)는 항공기 부품을 떼어내 다른 항공기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아시아나 측은 "부품유용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의거한 적법한 방식이며 국내 국적항공사는 물론 해외 항공사들까지 자국 내 승인을 받아 운영하는 제도"고 말했다.

    이어 "수 백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항공기의 모든 부품을 갖추고 있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항공사에 비해 부품유용 비율이 낮으며 장기간 비행하지 않은 항공기 부품유용율은 0.0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에는 대체항공기 부족으로 인해 10편에 가까운 노선이 지연됐다. 지난 달 16일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A380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A380 항공기는 장거리 항공에 주로 쓰이는 기종으로, 대체할 항공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연쇄지연 문제가 확대됐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현재 아시아나항공 결함문제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내식 대란 이후 회사 컨트롤타워 부재, 성수기에 따른 운항 횟수 증가, 경영악화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이 얽힌 데다 전 국민적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결함문제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허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세계 상위권 수준의 항공사이며 현재 상황을 충분히 극복해나갈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기체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비관련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3년 평균 정비관련 투자금액은 약 6600억원이며 작년에는 약 78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정비관련 투자액은 매년 평균 15% 수준으로 증가되고 있으며 올해는 약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는 것,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안전성 확보를 위해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연 유발 가능성이 높은 부품들에 대해서는 집중관리를 통해 선제적인 예방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