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마포구 사옥에서 '효성그룹 창립 52주년 기념식' 개최
  • ▲ 효성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각 회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경쟁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투명경영 활동에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효성
    ▲ 효성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각 회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경쟁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투명경영 활동에도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효성
    "고객의 소리(VOC·Voice Of Customer)를 모든 경영활동의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아 절박함을 갖고 반드시 실천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회사 창립 52주년을 맞아 고객중심경영 철학을 설파했다. 올 초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뉴 효성'이 본격 닻을 올린 만큼, 투명경영 강화를 위해 고객과의 소통을 '제 1의 경영 방침'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이달 창립 52주년을 맞았다. 지난해가 조 회장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알린 해였다면, 올해 효성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백년기업 기틀을 마련하는 데 분주했다. 

    '뉴 효성'의 키를 잡은 조 회장은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고객중심 경영을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열린 '효성그룹 창립 52주년 기념식'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백년기업 효성으로 영속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이제 철저한 자기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 중심에 고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의 소리를 무시하고는 저희는 생존할 수 없다. 이는 일부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의 기본이 돼야 한다"며 "고객중심경영이 일상화되고 우리 효성의 기업문화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조석래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승진한 조현준 회장은 늘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7월에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사외 이사에 대표위원을 일임했고, 지난 2월에도 기존에 대표이사가 회사 이사회 의장을 맡는 관행에서 탈피해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겼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기점으로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등 투명경영 강화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기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코퍼레이트 데이'에 이어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를 실시함으로써 해외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효성은 지난 6월 ㈜효성을 지주회사로 남기고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를 ㈜효성으로부터 인적분할했다. 이를 통해 ㈜효성을 정점으로 지배구조 투명성과 각 사업 전문성을 끌어올려 '뉴 효성'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효성이 백년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기술과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한 반백년을 이어온 경영 철학 덕분이다. 효성의 50년 발자취의 시작은 1966년 설립된 '동양나이론'이다. 이후 효성은 화학섬유 사업을 시작으로 반세기 동안 '섬유·무역', '중공업·건설', '산업자재', '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정해 왔다.

    창업자인 고(故) 조홍제 회장은 산업보국을 위해 화학섬유 사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했다. 1970년대 동양폴리에스터, 동양염공 등을 설립하는 등 섬유 사업 생산체제를 확립했고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생산했다. 이후 1978년에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독자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 명예회장 역시 '기술기업' 토대를 물려받아 스판덱스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스판덱스는 현재까지 효성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다. 타이어코드 역시 세계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제품이다.

    이제 조현준 회장의 '뉴 효성' 시대다. 지난 52년간 쌓아온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백년기업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차례다. 일단 효성은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나누고 이사회를 새로 꾸리면서 새로운 체제를 알렸다.

    효성은 연내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오는 28일부터 실시한다. 금융계열사 정리 등 과제가 남아있지만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사실상 지주사 완성을 위한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효성은 유상증자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조 회장의 지배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52주년 기념식에서도 끝까지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50여년이 세계로 나아갈 역량과 비전을 키워온 시간이었다면 다가오는 내일은 인류의 보다 풍요로운 삶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누구나 '효성' 하면 '고객을 최고로 아끼는 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