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 되면서 계열분리 윤곽도 드러났다. 지주사인 (주)효성, 즉 효성그룹 전체는 조현준 회장과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이 협업하고, 4개 사업회사 중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도 아직 계열분리 수순을 밟지 않았다.
다만, 효성티앤씨는 조현준 회장이,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상 총괄사장 몫으로 사실상 나눴다. 향후 형제의 난이 재현되지 않도록 미리 정리한 셈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 완성과 더불어 계열분리 윤곽을 가시화하면서 불확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형제간의 지분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효성그룹은 지난 19일 지주사인 (주)효성의 유상증자를 통해 오너 일가 지배력을 강화했다.
조현준 회장이 1267억원을 출자해 기존 14.59%에서 21.94%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동생인 조현상 총괄사장도 1374억원을 출자해 기존 12.21%에서 21.42%로 2대주주를 차지했다. 두 사람의 지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형제경영 즉, 협업 체계를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은 282억원을 출자하는데 그쳐 10.18%에서 9.43%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7.20%에서 4.72%로 영향력이 급감했다.
관건은 4개 사업회사 지분율 변화였다. 각 사들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공개매수 결과를 밝혔다.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효성티앤씨는 예상대로 조현준 회장의 몫으로 정리됐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섬유소재로 유명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고 있다.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캐시카우 창출능력이 뛰어나다.
조현준 회장은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 14.59%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조현상 총괄사장은 보유지분 12.21% 전부를 (주)효성에 넘겨 지분율이 0%가 됐다. 조석래 명예회장도 10.18%에서 8.19%로 지분율이 소폭 줄었다.
이에 따라 (주)효성이 기존 5.26%에서 20.32%로 효성티앤씨의 최대주주가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조현상 총괄사장의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14.59%를 갖고 있어 조 회장 몫이 됐다는 얘기다.
반대로 효성첨단소재는 조현상 총괄사장 몫으로 바뀌었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라는 섬유재질 보강재를 만드는 곳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45%로 독보적 1위이다.
조 총괄사장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 12.21%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14.59% 지분 전체를 (주)효성에 넘겨 지분율이 0%가 됐다. 조석래 명예회장도 10.18%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결국 (주)효성이 5.26%에서 21.20%의 효성첨단소재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지만, 조 회장의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조현상 총괄사장이 12.21%를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그의 몫이 된 셈이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은 두 사람의 지분변화가 거의 비슷하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조 회장의 지분은 기존 14.59%에서 5.84%로, 조 총괄사장의 지분은 12.21%에서 4.88%로 줄었다. (주)효성은 5.26%에서 32.47%로 급증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효성화학도 조 회장의 지분이 14.59%에서 8.76%로, 조 총괄사장의 지분이 12.21%에서 7.32%로 줄었다. (주)효성 지분은 5.26%에서 20.17%로 늘어났다.
현행 지주회사법상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지주사인 (주)효성은 4개 계열사 보유 지분이 5.26%에 불과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유상증자와 공개매수를 통해 지주사인 (주)효성은 4개 사업사 보유지분을 20% 이상 확보해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