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아 루이까또즈 파리지사장 인터뷰10년차 맞은 루이까또즈 편집숍으로 전환유럽시장 성공의 지름길은 현지화 필수
  • ▲ 정연아 루이까또즈 파리지사장ⓒ루이까또즈
    ▲ 정연아 루이까또즈 파리지사장ⓒ루이까또즈
    #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 K패션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에서도 K패션의 관심이 커지면서 직진출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개발과 세심한 현지화 노력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 프랑스 파리에서 맹활약하는 K패션 업체들의 노력과 성과를 현지 목소리로 들어봤다.<편집자주>

    프랑스 패션 브랜드로 알려진 루이까또즈는 한국 귀화 브랜드다. 루이까또즈는 1980년 파리에서 탄생한 프랑스 브랜드였으나 2006년말 한국의 태진인터내셔널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루이까또즈는 2009년 브랜드의 본고장인 파리 마레지구 한복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유럽시장을 '역공략'하기 위함이다.

    이런 가운데 태진인터내셜의 든든한 지원군을 삼아 프랑스 지사를 이끌고 있는 정연아 지사장이 있다. 루이까또즈에 합류한지 8년 차를 맞은 정 지사장은 프랑스에만 28년 산 뼈속까지 '파리지앵'이다
  • ▲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루이까또즈 매장ⓒ김보라 기자
    ▲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루이까또즈 매장ⓒ김보라 기자
    ◇ 10년 차 접어든 루이까또즈 "K패션 교두보로"

    정 지사장은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루이까또즈 단독 매장에서 기자와 만나 "프랑스 진출 10년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2017년 라파예트백화점 입점"이라면서 "전세계 모든 브랜드가 이 곳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프랑스 유명 백화점로 루이까또즈가 들어간 건 기적"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라파예트백화점은 120년 전통의 프랑스 최대 백화점으로 매년 3000만명 이상의 쇼핑객과 관광객이 방문해 '패션의 성지'로 불린다. 루이까또즈는 라파예트백화점의 신관 'GL6'에 매장을 열었다. 2014년부터 6차례의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결과 입점하게 됐다.

    이는 까다로운 파리지앵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펼친 덕분이다. 디자인 역시 파리지앵의 니즈에 맞춰 개발됐다.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한다. 루이까또즈는 가격대가 지갑이 150~250유로다. 럭셔리 어포더블 가방은 350~500유로, 리미티드에디션은 790유로 정도다. 비싼 가격에도 유니크한 디자인에 판매가 잘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나전칠기 콘셉트의 가방이 가장 인기다.

    정 지사장은 "지금까지는 한국사람들은 가방 형태가 딱딱한 걸 좋아하고 프랑스는 물렁물렁한 걸 좋아하는데 조금씩 서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러한 니즈를 활용해 컬렉션을 만들 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패션 전세계 트렌드 '편집숍'에 맞게 파리 마레지구에 2층 규모의 루이까또즈 단독 매장을 리뉴얼했다. 매장에는 자사 제품만이 단독 입점해 있던 기존의 플래그십스토어를 국내의 패션⋅뷰티 브랜드에도 개방해 편집숍으로 탈바꿈했다.

    여행용품 브랜드 트래블메이트, 데일리백 브랜드 콰니, 에코 디자이너 브랜드 젠니클로젯 등이 입점했다. 최근에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손잡고 양지운, 김윤진, 문채훈 작가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 작가 14명의 작품 판매도 시작했다.

    정 지사장은 "루이까또즈 사업뿐만 아니라 K패션의 발전을 위해 프랑스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를 도와주고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루이까또즈 내부ⓒ김보라 기자
    ▲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루이까또즈 내부ⓒ김보라 기자
    ◇ "K패션=트렌디하고 세련된 이미지"

    파리지앵들에 비친 K패션의 이미지에 대해 "한국 신진 디자이너들의 감각이 새롭고, 일본패션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한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 K패션이 사실상 높은 현실에 벽에 무산되는 것에 대해 정 지사장은 아쉬워했다. 보통 K 패션 브랜드들은 유럽 시장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실행 착오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정 지사장은 "루이까또즈의 경우 전상우 대표의 적극적인 투자를 덕에 파리 중심부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K패션을 유럽에 소개 할수 있는 기회는 보통 패션위크중 런웨이 참가 혹은 쇼룸, 페어 참가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특별히 영업 에이전시가 없거나 경험이 많은 현지 인력을 고용하지 않으면 쇼룸 기간 중 그냥 바이어를 기다리고 수주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영업 에이전시나 경험이 많은 현지 인력을 고용해 쇼룸 3개월전에 이미 바잉 미팅을 잡아야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유럽시장 진출에 대해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된다는 입장이다.

    정 지사장은 "유럽에 법인을 내거나 매장을 오픈 하는데는 많은 투자와 행정적인 문제가 받쳐져야 한다. 특히 인력 고용비와 운영비가 많이 든다"면서 "브랜드의 확실한 콘셉트와 고객 타켓팅이 우선 이루어지고 관리와 경영, 재경은 한국에서 확실히 잡아주고 그에 맞는 영업과 홍보는 현지 시장을 잘 아는 전문 인력을 이용해야 프랑스 정착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