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장벽 높은 유럽 패션시장삼성물산 패션·한섬 파리패션위크 참석신세계百 분더샵 컬렉션도 유명 백화점에 입점
  • #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 K패션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에서도 K패션의 관심이 커지면서 진출을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개발과 세심한 현지화 노력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 프랑스 파리에서 맹활약하는 K패션 업체들의 노력과 성과를 현지 목소리로 들어봤다.<편집자주>

    프랑스는 'K패션의 불모지'로 꼽힌다. 유럽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패션 문화를 자랑하기 때문에 엄두조차 못 내는 게 패션업계의 현실이다. 패션의 본고장이라 패션 브랜드에는 진입 장벽이 더 높다는 게 업계 인식이었다. 패션과 유사업종인 화장품은 고급 브랜드로 화장품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패션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대표 브랜드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패션업계는 특유의 독특함과 개성으로 현지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 ▲ 준지 '2020 S/S 파리패션위크 맨즈컬렉션'ⓒ삼성물산 패션부문
    ▲ 준지 '2020 S/S 파리패션위크 맨즈컬렉션'ⓒ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 본고장 파리 중심부 진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는 지난달 6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0 S/S 파리패션위크 맨즈컬렉션'에 참가해 단독 패션쇼를 진행했다. 현지 전문가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으며 K패션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달 22~27일 마레지구에 비즈니스를 위한 쇼룸을 열고 전세계 50여개 주요 브랜드 및 기업과 만나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2020 S/S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참석이다.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지난달 21~27일 마레지구에 쇼룸을 운영하고 파리 16구의 복합 예술문화 공간인 팔래드 도쿄에서 단독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한섬은 2014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쇼핑 명소인 마레지구에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를 운영 중이다. 국내 편집숍이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편집숍 분더샵의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분더샵 콜렉션도 지난해 파리 몽마르쉐백화점에 입점했다. 이 곳은 세계 최초의 백화점이자 영국의 헤롯, 미국의 바니스 뉴욕과 함께 최고급 백화점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만큼 패션업계에선 봉마르쉐백화점 입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구나 패션회사가 아닌 백화점 자체브랜드로 성공스토리를 만든데 의의가 있다.

    분더샵 컬렉션은 버버리, 브루넬로쿠치넬리, 막스마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가격은 현지 프리미엄 상품들과 준하도록 캐시미어 니트 1000유로, 가죽재킷 2000유로, 가죽 치마 1500유로 등으로 책정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세계적인 편집숍이자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라고 전했다.

    패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업체도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 진출 10년 차를 맞은 가방 브랜드 루이까또즈가 대표적이다. 루이까또즈는 프랑스 정통 패션 브랜드로 출발, 국내 태진인터내셔날이 본사를 인수했다.

    루이까또즈는 지난 5월 파리 마레지구에 위치한 기존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K패션을 알릴 수 있는 편집숍으로 개편했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디자이너 및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이번 리뉴얼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 봉마르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김보라 기자
    ▲ 봉마르쉐에 입점한 분더샵 컬렉션ⓒ김보라 기자
    ◇패션산업의 중요한 시장 '파리'… 유럽 진출 교두보

    이처럼 패션업계가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세계적인 패션 컬렉션이 개최되며 각국 패션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유럽시장을 통해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패션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침체된 국내 패션시장을 넘어 성장을 이어 가려면 반드시 유럽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2조4300억원(한국섬유산업연합회)으로 2017년(42조4704억원)과 비교해 역신장했다. 반면 해외 패션시장 규모는 약 2000조원으로 매년 약 6% 성장하면서 각 업체들의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 성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라면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영향으로 마케팅 측면에서 패션 업체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비티타임즈는 'K패션, 국내외 의류시장 분석보고서'에서 "패션 한류를 넘어 K패션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독창성, 창조성 등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 브랜드와 생산 및 유통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패션 업체과의 전략적 융합, 그에 따른 시스템이 단단하게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럽시장 진출을 원하는 업체들은 타 브랜드와 차별해야된다고 조언한다. 정연아 루이까또즈 프랑스지사장은 "브랜드의 콘셉트과 포지션닝이 확실해야 한다. 사전 시장 조사 없이 무작정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브랜드를 많이 보았다"면서 "특히 영업 쪽은 현지 경험이 많은 현지 인력을 고용해야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