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급락분 만회했지만 여전히 대내외 불안요소 상존증권사 리서치센터 "확실한 반등 요인없다" 한목소리
  •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며 기대감을 안고 있지만 여전히 8월의 증시부진을 이끌었던 부정적 요소들이 9월에도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추석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반등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8포인트(0.22%) 오른 2009.1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900선 사수가 위태로워보였던 코스피는 9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4일 1%대 급등, 5일 2000선 회복에 이어 6일에도 소폭 상승하며 2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추가적인 기술적 반등시도가 나타나더라도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일제히 전망했다.

    올해 코스피 전망을 '상고하저'로 예상하며 현재까지 2019년 흐름를 가장 읽은 곳으로 평가되는 대신증권의 경우 하반기에도 증시의 기초체력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8월 패닉장세를 상당부분 되돌리며 단숨에 2000선을 회복했지만 최근 코스피 급반등의 핵심 동력은 투자심리 회복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지만 9월 1일 미국과 중국간의 관세부과는 발효됐고, 무역협상 재개가 오히려 투자심리와 기초체력의 괴리를 확대시켰다"며 "홍콩 사태 역시 종료됐다고 판단하기 이르고, 10월말 노딜 브렉시트의 시나리오 역시 소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추가적인 기술적 반등이 전개되도 2050선 이상으로 오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펀더멘털 개선,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코스피 레벨업의 필수 조건"이라며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한국 기업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미중 무역분쟁 부담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부과 카드도 여전히 유효해 펀더멘덜 개선을 기대하기 보다는 현재 눈높이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도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하되 반등 범위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중원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초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과 미국이 기대하는 것과 같이 스몰딜에 합의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반등 범위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가능성이 커진 만큼 코스피 실적도 이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에 비우호적인 대외 여건으로 반등 요인 부재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8월 증시부진을 이끌었던 부정적 요소들이 9월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과의 마찰 등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키를 쥐고 있는 쪽이 선진국이기 때문에 신흥국 증시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수출 등 경제지표 부진도 이어지면서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 역시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악재는 국내 증시 투자매력도를 하락시켜 외국인은 순매도 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반등 요인의 부재는 제한된 상승 또는 박스권 등락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한국은행 역시 대내외 악재가 장기화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커지는 대외 위험으로 올해 2%대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시장은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2.4∼2.5%)는 물론 한은의 전망치(2.2%)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1분기의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 0.4%를 기록했고, 2분기는 1.0%에 그쳤다.

    국내에서도 투자·생산·소비가 부진하고 경제 기초체력이 고갈되면서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함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며 'R의 공포'를 넘어 디플레이션(Deflation: 가격의 전반적 하락)을 목전에 뒀다는 이른바 'D의 공포'가 거론된다.

    결국 이같은 대내외 악재를 돌파하는 수단 중 하나로 한은의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최근의 잇따른 금리인하는 그만큼 경제 전반의 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돼 증시에도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