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中 시장 매출 하락세에아모레, 러이상법인 설립… 2025년까지 50개국 진출LG생건, 美 공략·미샤 이라크 진출
  • ▲ 미샤 이라크 1호점ⓒ에이블씨엔씨
    ▲ 미샤 이라크 1호점ⓒ에이블씨엔씨
    국내 화장품업계가 올해 하반기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와 경쟁이 치열해진 중국 화장품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4년 18억 달러에서 지난해 63억달러로 연평균 34.9% 성장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는 1만2000여개이며, 2017년 기준으로 생산실적이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제조사는 10개였다.

    하지만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국내 업체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액 기준 국가 순위는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에 그쳤다. 일본이 1위로 17억달러, 한국 15.7억달러, 프랑스 15.1억달러 순이다.

    그간 국내 화장품업계의 성장을 이끌어 온 중국을 벗어나 좀더 다양한 시장으로 확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탈중국이 필수가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5년까지 50개국 진출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러시아법인 설립했다. 최근 이니스프리를 러시아 멀티브랜드숍 리브 고쉬의 오프라인 매장 3곳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 대표 스킨케어, 클렌징, 시트 마스크, 바디·헤어, 일부 립 케어 품목을 포함해 121종을 판매한다.

    이니스프리는 연내 모스크바 4개 매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4개 매장에 추가로 입점한다.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러시아 타지역 리브 고쉬 매장 50여 지점까지 입점을 늘리는 등 본격적인 러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스킨케어 수요가 높은 북미시장에 노크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미국의 화장품·생활용품 회사 뉴에이본을 1억2500만달러(당시 약 145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에 확보된 인프라를 활용해 LG생활건강 브랜드를 현지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자유나 몰에 미샤 1호 매장을 열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이라크 시장에 본격적으로 업무 협약을 맺어 진출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연 사례는 미샤가 처음이다. 이라크의 인구는 3800여만명으로 연간 2억달러 이상의 화장품을 수입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이라크 화장품 시장은 현재 태동 단계로 아직까지 시장을 주도한다고 할 만한 브랜드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그간 이라크 내 화장품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긴 힘들었지만 산유국이고 프리미엄 수요가 있는 시장인 만큼 진출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수출에 편중됐던 마스크팩 기업에도 신시장 개척은 화두다.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 9월 미국법인에서 온라인 자사몰 오픈을 통해 미국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 입점한 아마존, 코스트코, CVS와 더불어 미국시장 공략이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0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신제품 론칭 행사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중국은 국내 업체들에게 크고 중요한 시장이긴 하지만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 발굴에 주력하는 것"이라며 "한류 등으로 K뷰티에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점을 고려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해 한해 9조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정부가 K-뷰티 화장품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화장품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신흥국가도 공략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업계의 높아지고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 수출이 급감했고 아직도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며 "신남방국 또는 신북방국 등 중국 대체시장을 확장해 수출 시장 편중으로 인한 업계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