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19척, 年 900회 통과컨테이너 선사 현대상선 유일… 10척 내외벌크 선사… 현대글로비스 4척, 팬오션 2척, 대한해운 2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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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새해 재도약을 기대하던 해운업계에 다시 먹구름이 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연초부터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개시하면서 현대상선을 비롯해 국내 해운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은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경우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통과하는 바닷길로 전세계 원유의 20%가 통과하고 있다.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 비중도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국내 선사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호르무즈 운항 중인 국적 선사는 19척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6척이 항해 중이며, 페르시아만에 13척이 정박 중이다.

    이 중 국내 컨테이너 선사 중에는 현대상선이 유일하며, 벌크 선사들은 현대글로비스가 4척, 팬오션이 2척, 대한해운이 2척 등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1년 동안 175척의 국적 선사 소유 선박이 편도 기준으로 900회 통과했다.

    우선 선사들은 각종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을 통제하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 선박 보험료도 추가로 부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선사들은 전쟁 등의 위험 지역을 항해할 경우, 별도의 보험료를 낸다.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 구간을 지나는 선박 보험료가 일시적으로 3배 가까이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이번 경우에도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

    이같은 유가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은 해운업계의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비용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물동량이 줄게 되고, 해운업계의 비용 부담도 불가피해진다. 이로써 해운 시장 전체에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현재 호르무즈해협 인근 중동 노선에 컨테이너선 8척, 유조선 3∼4척 등 10척 이상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당장 선박 운영을 중단해야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큰 피해가 없도록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까지 선박들을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심화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노선에 대해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벌크 선사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컨테이너선과 달리 장기계약이라 당장 운임에 변동은 없지만, 중동발 악재로 인해 화주들이 어느 지역에 배선할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갑작스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역시 존재하는 것이다.

    국내 대표 벌크선사인 대한해운은 해당 지역에서 LNG(액화천연가스)선 1척을 비롯해 3~4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대한해운 측은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갈등이 고조되면서 선박 테러나 공격에 대한 우려가 공통적으로 깔려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회 항로로 향하는 선박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페르시아만 유조선 피격과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항로인 미국 걸프만(멕시코만)으로 향하는 유조선이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으로 원유 수입선을 돌리려는 것이다. 

    벌크선사 관계자는 "벌크선의 경우, 컨테이너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은 덜하지만 화주들의 결정에 따라야 해 앞으로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확산될지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