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하락세 전환…외국인 1400억 순매도사스·메르스보다 치사율 낮지만 공포감 확산 중中 춘제 특수 사라져…면세·화장품 등 직격탄
  • ▲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격리 입원 중인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입구. ⓒ연합뉴스
    ▲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가 격리 입원 중인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입구. ⓒ연합뉴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54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

    이처럼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이달 '어닝 시즌' 초반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강세 흐름을 보였지만, 우한 폐럼 악재에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2262.64로 2260선을 넘었지만, 23일에는 2246.13으로 떨어졌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4767억원, 외국인이 14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가 있는 모습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비교적 비관적이지 않은 편이다.

    '우한 폐렴'의 전염성 및 치사율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에 비해 높지 않고, 질병 이슈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 실적이나 세계 교역량 등 경제의 근본적인 요인들보다는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아직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보다 낮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폐렴의 전염성은 과거 사스 당시보다 현저히 낮고 치사율 역시 사스와 메르스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께름칙한 노이즈일 뿐 시장의 상황 변화를 유인하는 미증유 쇼크 변수는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를 보면 발생 직후 일시적 주가 변동이 있었을 뿐 주식시장의 추세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별로 접근해 보면 사스 때에는 발병 후 주가가 하락한 업종들이 20일 후에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소매 업종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메르스 때에는 질병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업종들의 낙폭이 컸는데, 이는 당시 국내증시가 약세장이었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사망자와 감염자가 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향방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중국 정부의 대응 의지와 국제 공조를 고려하면 2003년 사스 사태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와 의료기관의 신속한 대응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은폐와 초기 대응 미흡으로 최악의 전염병 사례로 남아있는 사스 수준으로 불안감이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중국의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와 겹쳤다는 점은 관련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대훈 연구원은 "춘제 특수가 기대되던 중국 관련 소비주(면세점·화장품·의류 등)의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테마는 IT, 2차전지, 중국 소비 관련주 등이었는데, 이 중 관광·소비 위축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국 소비 관련주의 상대적 부진이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