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시범 운영 "차선 바꾸고 방향 전환" vs "알맹이 없어"기술 확보·인프라 구축·안전성 검증 논란
  • ▲ 테슬라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 테슬라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밝힌 자율주행 기술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와 신중한 운전자 등 소수에 한해 시범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다만 좌회전, 우회전을 하고 교차로를 통과하는 정도에 그쳐 ‘알맹이가 빠졌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혁신이 아닌 기술개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9일 전기차 전문매체 테슬라라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0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범 운영에 나섰다. 앞서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일부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을 배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randonee916라는 트위터 계정을 쓰는 한 운전자는 “시범 운영에 참여하게 됐다”며 “정말 놀랍고 엄청난 발전을 두 눈으로 직접 봤다”고 소개했다. 그가 공유한 영상에는 테슬라 모델 3가 하위 차로에서 직진하다 알아서 우회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sacramentotesla 트위터 계정은 테슬라 모델 3가 내비게이션 경로를 따라 차로를 스스로 바꾸고 속도를 줄이며 신호에 맞게 좌회전을 자유재로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밖에 여러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작동하는 것이 놀랍다”, “다음 목적지까지 거리를 수정하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었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테슬라는 이번에 공개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기능이 작동하면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고, 내비게이션 경로에 따라 이동할 분기점을 선택한다”며 “좌회전 및 우회전을 한다”고 설명했다.
  • ▲ 테슬라가 공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 ⓒ트위터 계정 sacramentotesla 내 영상 갈무리
    ▲ 테슬라가 공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 ⓒ트위터 계정 sacramentotesla 내 영상 갈무리
    업계는 특별한 것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당장 자율주행에 나설 정도의 기술과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도로와 법규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기술은 있지만 자율주행에 필요한 통신, 지도, 교통 시스템 등을 전국 도로에 구축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보험 등 관련 법적, 사회적 정비를 마쳐야 하는 것도 풀어야 할 난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을 레벨 0~5의 6단계로 구분하는데 레벨 2는 부분적 자율주행, 레벨 3은 제한적(조건부) 자율주행, 레벨 5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불린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은 2.5단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선 2018년 현대차가 약 190㎞ 거리의 고속도로 자율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서울에서 강원 평창 대관령요금소까지 달린 넥쏘, 제네시스 G80은 레벨 4를 구현한 것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한 연구원은 “많은 눈이 내려 도로에 쌓여 차선이 안 보일 때나 야간에 검은색 옷을 입은 무단횡단자 등 외부 변수를 빼면 자율주행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서 “다만 100% 안전하게 탈 수 있는지 수없이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8개의 카메라로 수집한 영상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는데 안개, 폭우 등 악천후에서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많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범 운영을 놓고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 몇몇 영상에는 좌회전하던 테슬라 모델 3가 갑자기 속도를 낮추거나 멈춰서고, 방향을 못 잡아 운전자가 급하게 운전대를 잡는 모습이 나타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를 면밀하게 감시하겠다”면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냈다.

    일각에선 소수만 먼저 쓸 수 있게 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치를 끌어올리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머스크 CEO의 전략이라는 분석까지 있다. 그는 홍보의 주요 창구로 공식 채널이 아닌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