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상근 고문 해왔던 장남 원종익, 돌연 사내이사 신규선임일각에서 경영권 분쟁 또는 공동대표 관측 있지만 현실성 떨어져사내이사에 이사회 의장 맡아 과거 아버지처럼 원 대표 지원할 듯
  • ▲ 코리안리 원종규 대표(왼쪽)와 원종익 고문(오른쪽).ⓒ코리안리
    ▲ 코리안리 원종규 대표(왼쪽)와 원종익 고문(오른쪽).ⓒ코리안리

    국내 자본 유일의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형제경영 체제로 업그레이드 된다. 기존처럼 원종규 대표(63세)가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되는 원종익 고문(67세)은 동생을 뒤에서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원종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원종익 사내이사 신규선임, 김소희 사외이사 신규선임, 구한서 사외이사(감사위원) 신규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특히 원종익 고문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이 최대 이슈다. 

    원 고문은 고(故) 원혁희 회장(창업주)의 장남이자, 현재 코리안리의 원종규 대표이사 사장의 친형이다. 원 고문은 대림산업에서 약 29년간 근무했으며, 2010년 7월부터 코리안리 상근 고문직을 수행 중이다.

    건설사에 일했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보험 등 기업성보험의 성장과 수익창출에 기여했고, 손해사정 및 대형위험관리 등 경영전반에 걸쳐 조언을 해왔다. 그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다가 이번에 사내이사로 부각돼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조짐이 있는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분 차이가 크지 않고 장남이라는 명분 때문이다. 원종규 대표와 원종익 고문은 코리안리 지분을 각각 4.35%, 3.52%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2016년 원혁희 회장이 별세 했을때에도 원 고문이 경영권에 욕심을 내지 않았고, 동생인 원종규 대표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존중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번 주총에서 원종규 대표의 재선임을 반대하는 주주제안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리안리의 오너일가 지분은 총 20.29%이다. 현재는 故 원 회장의 부인 장인순씨가 5.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삼남인 원종규 대표가 4.35%, 장남인 원종익 고문이 3.52%, 차남 원영씨가 3.18%, 장녀 원종인씨 1.81%, 차녀 원계영씨 1.71%를 갖고 있다. 

    차남 원영씨는 개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두딸 역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분이 가족끼리 골고루 분산돼 있어, 원 고문이 힘으로 경영권을 빼앗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형제간의 충분한 소통과 합의를 통해 원종익 고문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이 도출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총 이후 진행될 이사회에서 원 고문이 공동 대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만, 원종규 대표를 대신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원혁희 회장이 재직시절에도 사내이사를 하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던 전례가 있어서다. 이때도 경영 일선에는 관여하지 않았기에 원종익 고문도 아버지가 했던 역할을 취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내이사로서 중요 현안에는 관여하지만, 직접적인 경영은 기존처럼 원종규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주총 이후 진행될 이사회에서 원종익 고문의 역할이 정해질 것”이라며 “공동 대표이사 선임 여부 등도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리안리의 기존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원종규 대표), 기타 비상무이사 1명(이필규), 사외이사 3명(구기성, 이봉주, 김학현) 등 5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지난 12월에 김학현 사외이사가 사임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이 새롭게 추가돼 전체 이사회 구성은 총 7명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