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신작 흥행 실패, 주가 폭락리니지·리니지M 등 라이브게임 운영 방식 신뢰도 '뚝'김택진 대표 "무거운 책임감 느껴… 변화 필요한 시기" 강조리니지식 BM 버린 블소2… 기존 방식 탈피, 소통 나서
  •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타개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라며 "그간 당연히 여겨온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의 주가는 58만 7000원(17일 기준)이다. 지난 2월 최고 104만 8000원까지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반 토막 수준이다. 엔씨는 12월 7일까지 약 1899억 원 상당의 자기주식 30만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으나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유저 간 경쟁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엔씨의 리니지식 과금모델(BM)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출시된 ‘트릭스터M’과 8월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가 그동안 큰 성공을 거둬왔던 리니지식 BM을 채용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비주얼 요소만 달라졌을 뿐 실질적인 시스템 변화가 없는 신작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씨의 라이브게임 운영 방식에 대한 유저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 역시 하락세의 원인이다. 연초부터 논란이 됐던 확률형 아이템 이슈와 더불어 상반기 ‘리니지M’에서 발생한 문양 롤백 이슈는 유저들의 신뢰를 잃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리니지M에 ‘유일’ 등급 변신 카드를 출시하는 악수를 뒀다. 최소 수십억 원이 요구되는 최고 등급 변신 카드를 신작 ‘리니지W’가 공개된 시점에 업데이트하자 유저들은 리니지W 출시를 앞두고 남아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몫 단단히 챙기겠다는 의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렇듯 엔씨를 둘러싼 업계 및 유저들의 분위기가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 대표가 직접 나섰다.

    김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며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걱정과 제안을 계속해서 보고 듣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 블소2의 경우 유저들의 불만 사항을 반영해 영기(일종의 버프) 시스템을 폐기했으며, 유저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서 획득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소통을 기반으로 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작 리니지W도 마찬가지다. 엔씨는 오는 30일 리니지W의 두 번째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리니지W 2nd 쇼케이스: Answer’라는 행사명에서 드러나듯 일방적인 발표가 아닌 유저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에 대해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의 쇼케이스는 다소 이례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위기를 감지한 엔씨가 변화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트릭스터M과 블소2의 흥행에 연달아 실패한 엔씨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변화의 성과가 드러나진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대표의 국감 출석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김 대표의 국감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소통을 키워드로 해법 마련에 나선 만큼 ‘소통의 장’이라 할 수 있는 국감에 출석해 전면에 나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