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 등 별점 리뷰 테러 계기 키워드 리뷰 정착 1년영수증 리뷰 플랫폼 활용·자체 리뷰 조작 행위 성행별점 리뷰와 다를 바 없어 취지 ‘무색’
  • ▲ ⓒ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 ⓒ네이버 검색화면 캡처
    네이버 플레이스의 방문자 리뷰 조작 행위가 성행하면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별점 리뷰의 대안으로 도입한 키워드 리뷰는 출시 1주년을 맞았다. 별점 리뷰는 가게 평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별점 테러 등 부작용이 상당했다.

    특히 의료계에서 동네 병·의원의 60%가량이 네이버 리뷰로 인해 평판과 진료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를 봤다는 병원들은 매출이 줄었다고 주장하거나 병원을 이전·폐업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7월 시범 서비스로 도입한 업종에서 총 120개 업종으로 키워드 리뷰 적용이 가속화됐다.

    키워드 리뷰는 기존 별점 리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예약 내역이나 영수증을 통해 가게 방문을 인증한 후 방문자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높였다. 선택할 수 있는 키워드 항목은 업종의 특성에 따라 구분돼 규모·편의·청결·분위기 등 매장의 다양한 개성을 반영한다.

    문제는 키워드 리뷰 도입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도입 당시에도 긍정적인 평가만 가능한 키워드 리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텍스트로 작성 가능한 영수증 리뷰라는 부정적 평가와 테러의 여지도 남았다.

    새로운 리뷰 문화 도입 취지와 무관하게 플랫폼 업체를 활용해 리뷰를 조작하는 행위도 성행하고 있다. 매장에서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소위 ‘광고실행사’에 보내면 거짓 리뷰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건당 5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는 비정상적인 트래픽을 감시하며 가짜 리뷰를 필터링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조작은 그물망을 피해 이뤄지는 모습이다.

    매장 자체에서도 프로모션을 통해 네이버 예약 후 영수증 리뷰 작성·인증 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수단으로 관리하고 있다. 식당 매니저 A씨는 “세대를 불문하고 리뷰의 양과 내용을 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프로모션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며 “고객이 계산하고 나갈 때 작성한 리뷰 내용을 보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객들은 대부분 이에 협조하지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매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영수증 리뷰에 대해 요청을 통한 삭제도 가능하다. 소비자가 정당한 요구나 항의를 하더라도 업체에서 이를 무시하고 삭제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영수증 리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영수증 인증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영수증 포인트 지급 이벤트를 31일부로 종료한다. 새로운 이벤트를 도입하고, 플레이스 리뷰를 하나의 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수준 높은 콘텐츠 형태의 리뷰를 장려하는 이벤트를 새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리뷰에 영수증 인증이라는 허들을 만들고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동안 포인트 지급 이벤트를 진행해왔다“며 ”마이 플레이스 리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로컬 콘텐츠 같은 역할을 하게 돼 양질의 리뷰가 쌓일 수 있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수증 리뷰를 도입하고도 조작과 신뢰도 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개선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요구된다“며 ”키워드 리뷰도 소비자 입장에서 매장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작용하려면 긍정적인 내용만 아니라 부정적인 요소들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