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시절 벌크 매출 비중 40%에서 5.9%로 ‘뚝’벌크사업, 컨테이너 대비 안정적 수익 창출 가능2026년까지 벌크선 55척 확대 계획
  • ▲ ⓒHMM
    ▲ ⓒHMM
    HMM이 중고 벌크선을 매입하며 사업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벌크 사업 확대를 통해 컨테이너선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운전문매체 <스플래시247> 지난달 31일(현지시간) HMM이 독일 해운사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고 있던 대형 벌크선 ‘뉴캐슬맥스(Newcastlemax)’를 4650만 달러(한화 약 600억원)에 인수했다고 전했다.

    벌크선은 곡물이나 철광석 등을 실어 나르는 배를 말한다. 특히 대형 벌크선은 큰 크기 때문에 운항이 가능한 지역의 이름을 붙여 분류되는데, HMM이 인수한 ‘뉴캐슬맥스’는 호주 뉴캐슬항에 입항이 가능한 가장 큰 선박을 뜻한다.

    뉴캐슬맥스는 총재화중량(TDW)이 20만9000TDW로 일반적인 뉴캐슬맥스(18만5000TDW)보다 많은 양을 적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벌크선의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에 맞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BDI는 지난해 5월23일 3369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뒤 올해 들어 1000포인트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HMM이 벌크 사업 확대하려는 이유는 수익은 높으나 변동성이 큰 컨테이너 사업 대비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컨테이너는 통상 1년 단위의 장기계약과 스팟 계약으로 이뤄지는데, 시황 변동에 따라 운임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5년에서 10년 안팎의 장기계약 중심인 벌크는 운임 등락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컨테이너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HMM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컨테이너 사업에 쏠려있다. 올해 1분기 기준 HMM이 보유한 컨테이너선은 72척인 반면 벌크선은 13척 수준이다.

    지난해 HMM의 벌크 사업 매출은 1조9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9%에 불과했다. 이는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 시절과 비교하면 대폭 낮아진 것이다. 현대상선은 2000년대 초반 벌크 사업 매출 비중이 40%에 달했다.

    김경배 HMM 사장도 지난해 7월 중장기 투자 설명회에서 컨테이너와 벌크사업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사업다각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벌크선을 55척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운 호황 사이클이 지난해로 끝난 점도 HMM이 사업다각화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1분기 HMM은 30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업계는 HMM이 올해 2분기 전년보다 91% 축소된 26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HMM은 컨테이너 시황에 민감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균형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벌크 신조선 발주 등 사업안정성 개선 여부는 중요 모니터링 사항”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