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짓고도 못판 악성미분양 1년만 65.7%↑…3년된 것도 2년반 먹거리 확보했지만…경기침체로 착공일정 지연 1779억 사모2구역 계약해지…연매출 38.4% 공중분해 부채규모 2760억→3379억 3년연속 증가…10년래 최대
  • ▲ 경기 성남시 태평동 도시형생활주택 신축공사 현장. ⓒ뉴데일리경제 DB
    ▲ 경기 성남시 태평동 도시형생활주택 신축공사 현장. ⓒ뉴데일리경제 DB
    시공능력평가 65위 일성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원가부담에다 미분양 적체로 영업실적이 꼬꾸라지면서다. 약화한 현금창출력은 재무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둔화한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동력도 여의치 않다. 미착공상태인 현장이 3분의 1가량 되는 데다 최근에는 계약해지 건까지 발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일성건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을 유지했다. 올해 정기평가에서 2015년이후 8년만에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뒤 등급전망을 조정하지 않은 것이다.

    한기평은 △민간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낮은 수익성에 따른 열위한 사업경쟁력 △운전자본 부담에 따른 현금창출력 약화 △제한적인 수익성 개선폭에 따른 차입부담 지속 등을 평가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영업실적 회복 및 재무부담 개선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성건설은 2021년 3분기 영업손실 1억원이후 5분기만인 2022년 4분기 또다시 2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108억원에서 27억원으로 74.8%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저조한 실적은 지속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동기 53억원에 비해 20.4% 줄었다. 2021년 56억원에 이어 상반기 기준 2년연속 감소세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2.95% △2022년 2.63% △2023년 1.44% 순으로 낮아졌다. 상반기 기준 2015년 1.00%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진행공사 원가율이 상승했고 일부 건축공사 미분양 등에 따른 대손상각비(144억원) 반영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원가 규모는 2808억원으로 2021년 1736억원에 비해 61.7%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2년만에 원가가 1000억원이상 늘어난 셈이다.

    같은기간 매출도 1896억원에서 2951억원으로 55.6% 늘어났지만 원가 상승폭을 밑돌면서 원가율은 91.5%에서 95.1%로 3.60%p 급증했다. 매출 규모와 원가율 역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분양도 적체됐다. △경기 김포시 '풍무역 파크 트루엘(오)' △전남 구례군 '구례 트루엘 센텀포레' △경북 포항시 '더트루엘 포항' △서울 강서구 '더트루엘 마곡 HQ(도생)' △충북 청주시 '스카이베이 더파크 청주(생숙)' △충남 천안시 '트루엘 시그니처 천안역(주)' 등이다.

    풍무역 오피스텔과 구례군 아파트는 2021년에 선보인 물량이며 포항, 서울, 청주, 천안 물량은 지난해 분양분이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준공후에도 미분양으로 남은 보유 완성주택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22억원에서 올 상반기 37억원으로 65.7% 늘어났다. 준공후 미분양 경우 해당단지 이미지는 물론 브랜드 경쟁력 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된다.
  • ▲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숲' 견본주택 내. 170919 ⓒ연합뉴스
    ▲ '오페라 트루엘 시민의숲' 견본주택 내. 170919 ⓒ연합뉴스
    문제는 실적반등을 도모할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주택브랜드 '트루엘' 인지도가 다소 낮고 시공경험도 미흡한 가운데 시공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수주잔액은 1조2155억원으로 지난해 연매출 4626억원을 고려하면 2년반이상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인천 도화4구역 등 미착공 공사비중이 33.1%로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라 착공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매출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일성건설은 공시를 통해 청주 사모2구역 사업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업은 1779억원 규모로 지난해 연매출 38.4%에 달한다.

    또한 신규 개발사업 등을 위해 확보한 용지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121억원에서 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주고가 부족한 가운데 자체사업을 진행할 여지마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최한승 한기평 실장은 "향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신규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반적으로 침체한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할 때 수주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대형사보다 열위한 경쟁력을 고려할 때 수주환경 변화로 인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신규수주 추이 및 안정적 매출지속 여부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약화한 현금창출력으로 인해 확대된 채무부담이다.

    상반기 부채 규모는 모두 3379억원으로 전년동기 2760억원에 비해 22.4% 늘어나면서 3년연속 증가,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본총액도 최근 5년간 꾸준히 확충되면서 10년새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지만 최근 부채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29%에서 275%로 45.7% 악화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개 부채비율 200%를 넘기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는 시그널로 인식된다. 일성건설의 경우 상반기 기준 2016년 199% 이후 7년 연속 200%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

    부채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비용도 지난해 상반기 24억원에서 올해 27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실적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이자보상배율은 1.53배까지 떨어졌다.

    업계 '잠재리스크'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 대금도 상반기 기준 △2020년 466억원 △2021년 541억원 △2022년 557억원 △2023년 715억원 등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한기평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자금조달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한승 실장은 "높아진 원가부담과 침체한 분양경기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하면서 큰 폭의 현금흐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진행중인 일부 주택 도급사업 분양률이 미흡한 수준이고 일부사업장 PF대출에 대한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어 분양성과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업계 침체와 유동성 위기로 말미암은 도산 우려가 일성건설에도 뻗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8년 설립된 일성건설은 1998년 법정관리이후 2003년 IB캐피탈에 인수됐다. IB캐피탈은 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삼남인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성건설은 통일재단 산하에 있다가 2003년후 재단과 완전히 분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