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27.3% 껑충기업대출 부실 급증… 파산 쇄도자산건전성 빨간불… 내년이 고비
  • ▲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 서울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깡통 대출'은 특히 기업대출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898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6216억원(2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여신이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원으로 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총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은 0.18%에서 0.22%로 뛰었다.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대출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한 것으로 부실채권(NPL)보다 더 악성 채권이다.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운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무수익여신은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 증가했다. 기업대출 부문은 1조5310억원에서 1조9754억원으로 29% 늘었다. 가계보다 기업대출에서 악성 채권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12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8건)보다 64.4% 증가했다. 반면 개인 파산 접수는 3만1012건으로 지난해(3만1026건)과 큰 차이가 없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만 봐도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54개 기업 중 156개(61%)가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3분기 수출 부진에 더해 금리와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대출 비중이 늘면서 은행들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고 대출만기와 상환 스케줄을 조절하면서 대응 중"이라면서도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 고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