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 신뢰 이용해 분위기 조성 의대증원 설계자 先타깃 설정해 대응 국민 불안감 조성 우려… 총선 개입 현실화하나
  • ▲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
    ▲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진료 대신 정치권에 개입하냐"는 논란에도 의대증원을 설계한 인물인 안상훈 전 사회수석, 김윤 서울대 교수의 공천을 취소하라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총선 때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공표했다. 

    "의사를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 근본적 목표라면서도 의료계 주도의 총선 개입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의사 지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임현택 의협 차기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정치권은 의사 때리기를 해왔다"며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반에 문제가 있으므로 이에 합당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 인물은 의대증원을 설계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과 김윤 서울의대 교수다. 이들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출신으로 의사 수 확충에 기반을 깔았다. 또 각각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올랐다. 우선 이들의 국회 입성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임 차기 회장이 언급한 "의사들 손에 20~30석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그는 "국민은 의사라는 직역에 신뢰를 갖고 있다"며 "특정 인물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행위에 대해 신뢰(라포)가 형성된 것이므로 이를 통해 의사를 괴롭히는 정당과 후보에 대한 사실을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와 교수 사직으로 국민 불안감이 가중되는데,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 차원에서 총선 개입이라는 압박을 던지는 것은 강대강 대치 국면의 장기화를 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이러한 결정은 의사를 돈벌레, 살인자로 매도하지 말고 진료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에서 비롯했다"고 설명했다. 

    국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환자분들의 힘든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의사들도 이 상황을 빨리 정상화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런데 정부의 대화 의지가 없어 일방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와 여당에 갈등을 풀어달라고 강한 어조로 요청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