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둘러싸고 '광우병' 논란이 고조된 가운데 KBS가 국내 소 사육·도축 실태를 폭로하며 "우리나라도 광우병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KBS시사기획 '쌈;방송 장면ⓒ KBS화면 캡처
    KBS 시사기획 '쌈'은 13일 국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분별한 한우 도축 실태를 공개하며 일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앉은뱅이 한우, 절박소'가 은밀히 거래되는 암시장을 잠입 취재한 방송을 내보냈다.

    현장에서는 30만원에 앉은뱅이 소를 구입한 축산업자가 지역 수의사에게 4만원을 건네며 '앉은뱅이 소'를 '도축가능 소'로 탈바꿈 시켰고 "소를 집에 갖다놨더니 소가 못 일어나더라"고 말을 맞췄다. '쌈'은 "문제의 도축장에서 10마리 정도의 앉은뱅이 소가 모두 도축됐으며, 단 한 마리도 폐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쌈'은 한우도 미국산 소와 마찬가지로 광우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우 축산 방식이 미국 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한 축산업자는 "(앉은뱅이 소를)도축해 개인이 가져가서 판매하면 온 국민이 다 먹는다. 이런 쇠고기가 갈비탕이나 곰탕에 들어간다"고 말해, 광우병 발병이 의심되는 한우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시인했다. 또 도축장 소속 한 수의사는 "한국 도축장 위생 상태가 미국 도축장 저리 가라거든요"라고 말했다.

    '쌈'은 이어 "2004년까지 광우병이 발생했던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육골분 사료를 수입했는데 정작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서 "2000년 12월 이후 단계적으로 육골분 사료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돼지와 닭에는 먹이고 있어 교차 감염의 위험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또 "OIE에서는 우리나라를 광우병이 발생했으나 보고되지 않은 나라로 구분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광우병 위험'을 내세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을 강경하게 표출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한우 충격'에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