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포화 속으로', '로드 넘버원', '전우' 등 전쟁 관련 드라마와 영화들이 연이어 선보이는 등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당시의 시대 상황 및 개개인의 삶과 문화가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그 동안 인류는 수많은 전쟁을 겪으며 궁핍한 전시 환경 속에서도 필요와 새로운 발견에 의해 다양한 제품들을 발명해 왔다. 특히 물자 수급이 여의치 않은 전시 상황에서 군사들의 체력 비축과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식품의 발명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전쟁을 계기로 탄생돼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전쟁 히어로 식품들. 최근 전쟁 이슈를 타고 이들의 탄생 비화 역시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콜라만큼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라!"
    세계 2차 대전 중 콜라 대용품으로 탄생한 환타

    기사본문 이미지
    환타는 세계 2차 대전과 그 역사를 같이한다.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콜라의 대체음료로 환타가 탄생됐기 때문. 독일에서는 1934년에 코카콜라가 24만3000병, 1939년엔 무려 450만병이나 팔릴 만큼 매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고 미국과의 교역이 끊어지면서 독일은 더 이상 미국으로부터 코카콜라의 원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이로 인해 당시 코카콜라 독일 지사장이었던 막스 카니트는 연구진과 함께 콜라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 개발을 지시했고 그렇게 탄생한 음료가 바로 환타다. 이렇듯 전쟁 속에서 콜라의 대용품으로 탄생한 환타는 오렌지의 상큼한 맛과 향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 현재 세계 5대 탄산음료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세계 2차 대전 중 방탄 탱크에 사용
    비닐에서 껌의 원료 초산비닐수지 개발

    기사본문 이미지
    무언가를 씹는 것은 인간의 본능. 흔히 ‘껌의 기원’이라고 하면 고대 마야족이 즐겨 씹었던 천연 치클을 떠올린다. 치클은 중남미 원산의 고무 식물 사포딜라에 흠집을 내어 채취하는 액으로,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껌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치클의 생산량은 열대우림의 채벌감소로 어려워져 현재에는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씹는 껌의 주 성분은 초산비닐수지이다. 최초로 초산비닐수지를 사용한 껌을 발견한 것은 전쟁 기간 중이었다. 세계 1차 대전 당시 패전국인 일본은 식량난에 허덕였다. 그때 전쟁 시 방탄 탱크에 사용되던 비닐을 활용하여 초산비닐수지를 발견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껌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후 석유에서 화학 합성된 플라스틱 초산비닐수지는 껌의 원료로 사용되면서 껌의 대중화를 이끌게 됐다.

    1804년 나폴레옹 전쟁 군사식량으로 개발
    한국 전쟁 시 군수용 통조림으로 진화

    휴대성, 보관성이 용이해 바쁜 현대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통조림 역시 전쟁으로 탄생된 발명품. 1800년대 초 나폴레옹은 프랑스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책을 얻기 위해‘산업 장려회’를 구성했고 전국 각지의 프랑스 인재들이 발명품을 출시했다. 그 중 아페르는 잘게 썬 양배추, 당근 등을 넣은 샴페인병을 제출했고, 나폴레옹은 3주가 지나도 음식물을 보존 할 수 있는 이 병조림을 군사식량으로 채택하게 됐다.

    기사본문 이미지
    '육포' 이미지
    병조림은 전쟁 시 식량을 장기 보존하고 취사에 대한 불편도 해소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고 이로 인해 나폴레옹 군사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다. 이러한 병조림을  좀 더 가볍고 보존이 용이한 제품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우리가 즐겨먹는 통조림이다.

    국내에 통조림이 도입된 건 1892년 일본인이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통조림으로 만들면서부터였고, 이후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군수용 통조림으로 발달되게 됐다. 80년대의 산업화 과정을 거쳐 성장한 통조림 시장은 현재에는 맞벌이 부부, 싱글족 증가로 간편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농수축산물, 과일, 음료 등 다양한 재료의 통조림까지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몽골의 정복 전쟁 승리 비결?
    칭기스칸 기마군단의 힘, '육포'

    몽골 기마군단을 이끌고 서아시아와 유럽 지역까지 영역을 확장한 칭기스칸. 칭기스칸의 위대한 업적 뒤에는 보르츠(borcha)라는 육포도 큰 힘을 발휘했다.

    겨울에 뼈와 내장을 발라낸 소를 건조한 곳에 뉘어 축구공만한 크기로 줄어들 때까지 건조시키고 잘게 빻아 두면 오늘날 육포의 유래라고 할 수 있는 보르츠(borcha)가 만들어진다. 몽골 군사들은 이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영양만점의 비상식량으로 긴 전쟁 기간 동안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으며 마침내 몽골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소고기를 말린 육포는 현재에도 영양 간식, 술안주로 애용되며 남녀노소를 불문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