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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자 전기가 발생된다. 발생된 전기가 조그마한 탁상용 선풍기를 켠다. 발음은 다소 어색하지만 왠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프랑스어 노래와 함께 과학 ‘도미노’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떤 때는 과학 설명이 그려진 패널이 쓰러져 조그마한 장난감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처럼 단순한 물리적 타격으로, 또 어떤 때는 ‘로봇 손’ 이 컴퓨터 키보드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등 다소 '섬세한' 과정을 거치며 연쇄반응이 이어진다.
배경음악을 듣고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80일 간의 세계일주’나 ‘해저 10만리’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던 쥘 베른을 연상할 것이다. 혹은 얼마 전 개봉된 애니메이션 '업(Up)'을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해저 10만리’를 쓴 쥘 베른(Jule Berne)의 시대에 - 그 시대를 기자가 살아본 건 아니지만 - 사람들은 과학을 사랑했다. 세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불과’ 80일 만에 세계를 일주할 수 있었다. 기차는 말 없이도 달릴 수 있었으며, 배는 돛 없이, 바람 없이도 항해할 수 있었다. 심지어 오로지 신의 영역인 줄만 알았던 하늘에도 오를 수 있었다.
과학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리라’는 기대가 충만하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과학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환경파괴와 같은 인간의 잘못을 과학에게 돌리면서 인간은 과학과 불화(不和)의 시대를 겪고 있다. 과학에게 인격이 있다면 ‘적반하장’이라고 외칠 것이다.
학생 과학 세미나를 위한 구글의 이 광고는 20세기 초반 과학이 인간에게 주던 무한한 희망의 이미지를 초보적인 도미노 실험으로 시각화해 ‘과학을 사모했던 그 시절’을 회고시킨다.
전세계 젊은이들을 한 데 모으려는 이 광고에 유태인 혈통의 터키인(다리오 모네로 Darío Moreno)이 부른 프랑스어 노래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리고 복잡한 혈통의 가수가 어색한 억양으로 불렀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하다.
과학에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수학식이나 화학반응식, 물리 공식에는 ‘억양’도 ‘지방색’도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