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개교 40주년 기념식서 학생과 교직원들 격려"중화학공업 대국되고 정보통신 강국되는데 카이스트 있었다" "최근 어려움 이겨낸 카이스트인들의 성숙한 자세에 희망 갖는다"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카이스트(KAIST)를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대통령 취임 후 2008년 카이스트 학생과의 대화, 2009년 학위수여식에도 방문했었다.

    형식상으로는 카이스트 개교 4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다른 각별한 의미도 있어 보인다. 학생과 교수가 잇달아 자살해 전반적으로 의기소침해 있는 카이스트를 격려하고자 하는 목적도 크다. 카이스트가 맞고 있는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대통령은 카이스트의 출범을 먼저 설명했다. “40년 전 국민소득이 불과 300달러에도 이르지 못했을 때 우리가 살길은 과학기술 뿐이라는 국가와 국민의 절박한 염원 속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 취지에 맞춰 “과학 입국의 요람으로서 수많은 과학기술 인재를 카이스트는 배출했다”고 치켜세웠다. 교수와 학생이 한 마음이 되어 실험실에서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학의 전통을 이 나라에 세웠다는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를 방문, 'KAIST 개교 4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함께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를 방문, 'KAIST 개교 4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함께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곳곳에 카이스트가 있었음을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가발을 수출하던 대한민국이 선박과 자동차를 만드는 중화학공업 대국이 되었고 정보통신 강국으로 발돋움 하는 길에, 그 자리에 카이스트 가족이 함께 했다”는 찬사가 이를 대변한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카이스트인의 열정으로 발사됐고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도 카이스트 출신”이라고 강조했다.

    카이스트는 한국 최고이자 세계 이공계 대학 순위 21위의 대학으로서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 될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카이스트가 창의와 열정으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만드는 꿈과 상상력의 발전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 자리에는 학생뿐 아니라 서남표 총장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격려는 서 총장이 추진하는 개혁에 대한 신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카이스트 40년은 불가능에 맞선 도전의 역사였다”고 평가했다.

    최근에 카이스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최근 어려움과 시련이 있었지만 이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겠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보여준 카이스트인들의 성숙한 자세를 보고 우리 국민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고 희망을 되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개교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수습해나가는 학교 구성원들의 성숙한 자세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치하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서로 서로 경쟁하되 따뜻한 경쟁을 했으면 한다”는 말로 교우들끼리 서로 아우를 것을 당부했다.

    “'아는 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건 즐기는 것 만은 못하다'는 옛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충고도 학생들에게 곁들였다.

    “여러분이 하는 일을 열심히 하되, 좋아하고 즐기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거라고 본다”는 말로 국내 최고 수재들이라고 하는 카이스트 학생들을 다시 한번 다독였다.

    그들의 꿈이 꺾이지 않고 자라나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과 도약의 자양분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