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주와 맥주를 섞어 먹던 이른바 '폭탄주 배합'이 소주와 맥주로 변하면서 17년산 이상의 고급 위스키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위스키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폭탄주에 주로 쓰였던 12년산 위스키 판매는 줄어들었지만 17년산 이상의 고가 양주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임페리얼 17년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9.8% 늘었고 21년산은 83.8%나 증가했다. 12년산급인 임페리얼클래식은 7.8% 감소했다.

    발렌타인도 21년산과 30년산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0.6%, 11.1% 판매가 늘었다. 17년산은 5.8% 판매가 줄었지만 12년산의 감소율(25.2%)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고급 양주에 속하는 로열살루트 21년산은 6.8% 늘었고 국산 위스키인 골든블루도 12년산은 17.4% 감소한 반면 17년산은 43.2% 증가했다.

  • 물량으로 치면 12년산이 여전히 주력 품목이지만 성장세는 17년산 이상 위스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그간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폭탄주용으로 주로 팔렸는데 도수 높은 술을 꺼리면서 소주에 자리를 내주고 최근 수년간 내리막이다"며 "이제 위스키를 그 자체로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좋은 위스키를 마시려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전체 시장은 줄었지만 고가 위스키의 판매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싱글몰트 위스키가 국내 위스키 시장의 침체를 뚫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에도 서서히 '마니아층'이 생기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올해 1∼4월 지난해보다 5.5% 성장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 1위인 맥캘란은 이 기간 판매가 36.6% 늘었고, 글렌피딕은 12년산과 15년산이 34.5%, 18.5% 감소한 대신 18년산(3.2% 증가)과 21년산(55.6% 증가)은 소량이지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브랜드에 관계없이 값이 그래도 싼 편인 12년산 위스키를 찾았다면 최근엔 싱글몰트 위스키나 17년산 이상의 고급 블렌디드 위스키, 수입 맥주 등으로 소비층이 다변화하는 게 흐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