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25일 404명의 방청객과 일일이 포옹한 후 애견 '사디'와 함께 25년간 지켜온 시카고 하포 스튜디오를 떠나갔던 오프라 윈프리.

    세계 최고 인기의 억만장자 흑인 방송인이 자신의 이름을 딴 케이블 방송사 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OWN)의 CEO로 올 가을 컴백합니다.

    OWN은 지난 1월 하포(Harpo)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오프라가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과 손잡고 조인트 벤처로 설립한 케이블 PP(Program Provider)입니다.

  • 많은 대형 광고주들이 오프라 윈프리의 명성을 따라 이 신생 채널에 사전 광고 계약을 했습니다.

    하지만 닐슨 미디어 리서치가 발표한 올 1/4분기 OWN의 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케이블 방송을 보는 18~49세 시청자들의 프라임 타임 시청률 순위에서 겨우 45위에 그쳤던 것입니다.

    2/4분기는 더 참담합니다. 전체 시청자로 볼 땐 63위, 18~49세 어덜트 순위로는 73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여성채널과 비교해도 결과는 비관적입니다.

    Lifetime (28위), Oxygen (35위), We (45위)뿐만 아니라 ABC가 곧 없애버릴 예정인 SoapNet (58위)에도 뒤쳐집니다.

    CBS의 마지막 무대 30초짜리 중간광고가 1백만달러나 했던 것을 상기하면 광고주들이 땅을 칠 일입니다.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은 지금까지 2억달러 이상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낮은 시청률을 두고 OWN의 쇼들이 너무 점잖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여성 채널로서 좀 더 자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합니다.

    이상한 것은 7개월간 실망스러운 시청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광고주들이 OWN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잡지 'Ad Age'에 따르면 1천만달러에서 2천만달러 상당의 계약을 해 놓은 콜(Kohl's), GM(General Motors), 월마트(Walmart), 켈로그(Kellogg)뿐만 아니라 무려 1억달러를 '지른' P&G(Procter & Gamble)도 조용히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OWN의 광고 담당 부사장 캐슬린 케이시(Kathleen Kayse)의 말을 들어보면 위기의식보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느껴집니다.

    “광고주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 약간 실망한 것 같다. 1년도 안된 신생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All My Children’과 ‘One Life To Live’같은 소프 드라마가 토크쇼의 시청률을 함께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의 오랜 스폰서였던 Target의 경우처럼 광고주들은 오프라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낮 시간대 토크쇼인 로지 오도넬의 쇼 ‘Rosie’의 경우엔 가을 시즌 광고가 이미 다 팔린 상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광고주들이 떨어져나가기는 커녕 가정용 제품, 영화사 등 새로운 광고주들이 이미 가을 시즌 계약을 마쳤다고 합니다.

    오프라가 CEO를 맡으면서 나타나는 '오프라 효과'일까요? 아니면 낮은 시청률에 위기를 느낀 오프라가 CEO로 돌아와서 광고주들을 설득한 것일까요?

    미국 광고주들이 여전히 오프라 신드롬에 빠져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평론가/칸 라이언즈 한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