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화(60) 포스코건설 사장은 10일(현지시간) "칠레ㆍ페루의 발전소 사업을 토대로 남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건설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칠레 북부 지역의 앙가모스(Angamos) 석탄 화력 발전소(발전용량 520MWㆍ공사비 한화 약 1조원)의 준공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산티아고를 찾았다.

    그는 연합뉴스와 만나 "건설기한 연장이 흔했던 칠레에서 조기 준공으로 발주처로부터 보너스까지 받은 회사는 포스코건설밖에 없다. 공기 엄수와 품질을 토대로 신뢰를 쌓아 남미에서 확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 국내 건설 업계로는 드물게 남미에 진출해 현재 칠레와 페루에서 석탄 및 복합 화력발전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에콰도르의 유력 건설업체인 산토스CMI를 인수해 국가별 기반도 강화했다.

    정 사장은 향후 목표와 관련해 "포스코와 함께 칠레에 금속 소재 플랜트를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브라질과 에콰도르 등에서 도시개발과 하수관거, 담수화 등 영역을 공략하고 나중에 남미 지역본부를 출범하는 꿈도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의 남미 첫 진출 사례였던 칠레와 관련해서는 "환경규제와 내진설계, 노무 관리가 까다롭지만 법규가 공정하고 정치가 안정됐다. 전력과 도로 인프라 등에서 수요가 높아 좋은 교두보로 본다"고 평했다.

    정 사장은 애초 남미 사업을 추진하던 때를 회상하며 수주액이 많은 중동 시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많아 이미 '경쟁 과잉'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른 업체가 가지 않는 길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남미는 쉽지 않았다. 광산용 발전소 수요가 많은 칠레에서는 애초 제철 플랜트가 주력이었던 포스코건설에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난색을 보였다.

    정 사장은 "모회사 포스코의 '브랜드 파워'가 있었고 국내 건설회사 중 가장 재무상태와 신용등급이 좋아 발주처를 설득할 수 있었다. 공사를 맡자 현지 협력 업체와도 자료를 공유하는 상생경영으로 믿음을 줬다"고 말했다.

    2008년 짓기 시작한 칠레 중부의 캄피체 발전소는 발주처가 시민단체와 환경인가와 관련한 법정 분쟁에 휘말리며 약 1년 반 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칠레 지역 사회가 석탄 화력발전소와 관련된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실감한 때였다고 한다. 현재는 법적 해결로 공사가 재개된 상태다.

    정 사장은 "예전 포스코건설의 국외 수주액 비율은 20∼30%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분기 기준으로 60%가 넘는다. 국내 건설 시장의 침체가 심한 만큼 국외 분야에 경쟁력을 계속 높여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