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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통인시장 효자떡집은 26년간 맛이 한결같다. “어쩜 이렇게 똑같이 맛있는지 모르겠어”라며 손님들이 극찬을 쏟아낼 정도다. 그 비결은 바로 26년간 동일했던 제조방법에 있다.
효자떡집 김희자(55) 사장은 “떡의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85년 가게 문을 연 이후 늘 똑같은 맛을 지켜온 것이다. 이는 “효자떡집만의 전통을 만들어가자”는 김 사장의 장사철학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좋은 재료로 손수 떡을 만들어 판매하겠다는 신념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그 의지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적이 없기에 떡 맛을 ‘처음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한결같은 떡 맛은 그의 남편인 김기태(58)씨로부터 나왔다. 김 씨는 오랫동안 손수 떡을 만들어온 일명 ‘떡쟁이’(떡 기술자)다. 재료를 선별하고, 떡을 만드는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변함없는 맛을 이어간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재료에 있다. 쌀과 찹쌀, 콩, 팥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견과류 등을 산지에서 바로 수송해온다. 그것도 26년째 같은 물건을 가져오는 것이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최상의 재료를 선택했는데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어요”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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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들은 재료값이 오르면 조금 저렴한 재료를 찾기 마련인데, 효자떡집은 그렇지 않다. “원재료가 좋아야 떡 맛도 살아난다”는 남편 김 씨의 고집 덕분이다.
김 사장은 “좋은 재료를 쓰다 보니 이제는 손님들이 먼저 인정해준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손님들 사이에서는 ‘믿을 수 있는 떡집’으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
특별히 엄선된 재료에 남편 김 씨의 손맛도 더해졌다. “남편은 매일 새벽 5시까지 가게에 나와요. 아침부터 쌀을 씻어서 불리고... 오전 9시면 따끈따끈한 떡이 나오죠.”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방법으로 그날의 떡을 만들어내는 것이 두 번째 비결이었다.
효자떡집에서 만들어내는 떡의 종류는 40~50가지다. 동네 방앗간이나 떡집들이 떡 제조공장에서 주문해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다른 가게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한번 맛보면 또 찾게 될 거예요”라며 김 사장은 한바탕 웃음을 쏟아냈다.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매일 나오는 떡 이외에도 주문을 받아 판매하기도 한다. “떡 케이크나 한과, 이바지, 선물용 등 다양한 떡을 취급해요. 미리 주문하면 아침에 찾아갈 수 있죠.”
김 사장은 200여 가지가 넘는 떡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 집에서 직접 만들었던 상품”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덕분에 20년 지기 단골손님도 상당하다. 전통은 지키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손님을 확보한 셈이다. “한번 먹어보면 또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효자떡집을 찾는 이유다.
이날 취재현장에서도 김 사장과 말을 나누기가 무섭게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숨 돌릴 틈도 없었다. 26년간 한결같은 맛과 정성으로 떡을 만들어왔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손님들이 먼저 알아주고 찾아와 주시니 감사할 뿐이죠”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26년간 우직하게 떡을 만들어온 효자떡집. 김 사장의 바람처럼 효자떡집의 전통은 하루하루 쌓이고 있다.
취재= 박모금 기자 / 사진= 양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