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명동 등 타격… 5월 골든위크 실종


  • 한류스타 장근석을 모델로 한 서울 명동입구의 한 화장품 가게의,
    대형 간판 앞에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던 일본 아줌마 관광객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한류드라마의 원조 [겨울연가]의 짜릿한 감동은,
    더 이상 한일양국이 직면한 현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의 [우익 포퓰리즘]으로 한일관계가 냉각되고,
    [엔저 쇼크]가 이어지면서,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방문이 급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즐겨 찾던,
    서울 명동과 남대문시장 일대도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
    특수를 잔뜩 기대했는데
    일본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었다.

    요즘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외국인 고객의 70%를 차지한다.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 월 매출이 50%가량 감소했다.”

       -한류스타들의 사진을 판매하던 이모 씨


    서울의 남대문시장. 잡화점, 식료품 가게, 의류매장 등이 양옆으로 빼곡하다.
    티셔츠가 빈틈없이 걸려있고 잡화점의 가방과 신발도 어지러이 진열돼 있다.


     

    남대문시장은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길거리는 한적하다.

    “마수걸이(첫 매출)라도 하면 다행이지.”
    액세서리 상가에서 일하는 김모 씨는 물건을 둘러보다,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관광객은 물론 일본인 상인들도 없다”면서
    “쭉 거래를 해오던 일본인 상인들도 마진이 줄었다며 발길을 끊었다”고 털어놨다.

    “한 달 전부터 일본인 관광객들이 안 오기 시작했다.
    오늘도 몇 명 다녀가고 감감 무소식”

    “최근에는 중국인이나 영어권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식료퓸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 씨

    “일본인 관광객에게 가방이 잘 팔리는 곳이라,
    친구가 가방 가게를 내려고 했었는데,

    엔저와 북한 위협까지 겹치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끊겨
    입점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남대문 지하상가에서 잡화매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일본인 특수를 누리던 명동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어로 판촉행사를 하던 화장품 가게 직원들은,
    이제 지나가는 사람에게 중국어 인사를 먼저 건넨다.

     

    한 화장품 가게 앞에서 만난 리에 츠치모토 씨는,
    한국인 친구가 많아 이곳을 자주 찾는다.


     

    그는 “한국에 오면 꼭 사가는 화장품이 있다.
    엔화로 따졌을 때 200~300엔 더 비싼 것 같다”며 높아진 체감물가를 토로했다.

    “한 달 전부터 일본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엔저 현상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매장 입구는 1+1행사 포스터로 가득 채워져 있다.
    “매출 회복을 위해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 할인 쿠폰을 올리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 ‘it's skin’의 국은복 점장


    지난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감소한 69만8천 명에 그친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37.8% 늘어난 72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엔화약세로 일본인을 상대로 하던 국내 업계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이벤트와 할인 행사를 내세워 엔저 공세에 맞서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으로 인한 시장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여 업계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