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북 1년새 11%대 증가…서울·경기 1%대 그쳐


지방의 가계부채가 최근 1년간 급속히 늘었다. 증가율이 수도권의 6배를 넘었다.

2일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전국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1864억원으로 2012년 말(659조8583억원)보다 4.14% 증가했다.

이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가계대출은 2012년 말 415조8927억원에서 작년 말 421조7199억원으로 1.4% 늘었고, 비수도권은 243조9656억원에서 265조4665억원으로 8.81% 증가했다.

비수도권의 증가율은 수도권의 6.28배에 달했다. 금액상으로는 수도권 가계대출이 5조8272억원 증가하는 사이 비수도권은 21조5009억원이나 늘었다.

가계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통계인 가계신용은 작년 말 현재 102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687조1864억원),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275조8236억원), 판매신용(58조3284억원)으로 나뉜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판매신용은 특성상 지역별 통계가 없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경남으로 증가율이 11.56%(33조5794억원→37조4607억원)에 달했다.

이어 경북(11.38%), 제주(10.68%), 대구(9.91%), 대전(8.71%), 울산(8.26%), 전북(7.86%), 부산(7.76%) 순이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작은 곳은 인천으로 16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율이 마이너스(-0.68%)를 기록했다.

인천 다음으로는 서울(1.49%), 경기(1.79%), 충남(4.99%), 충북(5.84%), 강원(6.72%), 전남(6.97%), 광주(7.23%) 순으로 증가율이 작았다.

지난해 비수도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수도권보다 훨씬 큰 것은 부동산 시장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지방의 주택시장이 수도권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이 지지부진하면서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비수도권에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수도권 증가세가 수도권을 크게 앞질렀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지만 상대적으로 비수도권은 기업도시 유치, 세종시 등으로 수요가 늘고 공급이 뒤따라 시장이 성장했다.

KB부동산알리지가 조사한 지난해 2월 말 대비 올해 1월 말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0.63% 상승했으나 서울은 1.1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