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드라이빙 시즌 등 실적 회복 기대감 부는데…셰일가스 출현, 중국 스모그 대책 등 장기적으로는 암울
  • ▲ SK울산공장 전경.ⓒSK이노베이션
    ▲ SK울산공장 전경.ⓒ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GS, 에쓰오일(S-OIL) 등 산업경제의 혈액을 담당하는 정유사 주식이 1년 대비 20% 이상 처진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반등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대표 정유주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2분기 드라이빙 시즌 도래 등 성수기 진입과 중국 춘절 이후 수요가 살아난다는 점에서 아직은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탈황설비 확충과 셰일가스라는 대체에너지 등장 등 미래 사업환경은 암울하다.

    16일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상대적으로 많이 처진 정유주는 매력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부 환경에 민감한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정유산업측면에서는 중국시장 변수와 셰일가스 출현 등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한 만큼, 국제유가, 정제마진, 환율 등의 변수 이외에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더 이상 정유주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영업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PX(파라자일렌), 윤활기유, 프로필렌(고도화설비 가동으로 병산되는 제품) 등 석유화학 및 부산물 시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더 많은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2만9000원(거래일 기준 최근. 14일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22.4% 하락했다. GS칼텍스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GS 역시 4만9750원 같은기간 23.8% 떨어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PX설비를 보유한 에쓰-오일은 PX가격 급락 영향으로 33.2% 급락한 6만3500원 상태다.

    단기적으로 국제유가 강세에 따른 정제마진 확대 및 중국 춘절 이후 가동률 상승에 따른 재고 확보 등의 영향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역내시장의 신증설과 중국이 스모그 대책을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탈활성비 확충은 결국 국내 정유사에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株 반등 포인트는 '석유화학'

    정유주 회복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크렉마진 포함), 환율에 더해 PX 시황을 살펴봐야 한다. 결국 PX에서 이어지는 PTA(고순도테레프탈산) 등 화학섬유의 체인이 정유주 상승의 관전 포인트다.


    현재 상황에서는 t당 1200달러 선이 분괴된 만큼 PX의 반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때 PX는 t당 2000달러 넘게 거래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최대 명절인 춘절 전에 생산량을 높이고 재고를 소진한 상태"라며 "2분기 이후 가동률 상승 및 재고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X를 주원료로 하는 중국의 대규모 PTA 공장 증설에 따른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요와 수출 다변화, 국내 및 세계 섬유시장 확대 등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스모그 대책…국내 정유사 직격탄 날리나?

    중국 정부가 심각한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대규모 탈황설비 확충에 나서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 ⓒHMC투자증권
    ▲ ⓒHMC투자증권

    이번 중국 정부의 스모그 대책의 핵심은 탈황설비 투자를 통한 최고등급의 경유 공급이다. 중국 내 스모그가 가장 심각한 지역은 베이징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며, 일부 도시는 지난해 140일 정도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나타날 정도였다.

    이에 전인대에서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했으며, 황함유량이 50ppm 이하인 경유 공급을 결정했다.

    과거 '88올림픽' 개최를 앞둔 1987년 서울은 지금의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우리 정부 역시 1981년부터 황함량이 낮은 석유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정유회사가 고가의 탈황시설과 중질유 분해시설 투자에 혜택을 제공했으며,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정유공장 탄생의 기반이 됐다.

    일일 1154만7천배럴(우리나라 288만7천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중국의 정유사들 역시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실상 석유제품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경유의 수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MC투자증권 김형욱 연구원은 "현재 국가별로 사용 가능한 석유제품 품질이 정해져 있는데, 중국이 탈황시설 투자를 통해 고품질 석유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자국 내 스모그 문제 해결은 물론, 일본, 유럽, 북미 등 수출 가능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대규모 탈황시설 투자는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