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요관리 중심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
에너지 ICT 융복합 분야 일자리 1만명 창출 기대

올초 정부는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차 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 확대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우리나라가 강점인 ICT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의 공급 확대 중심에서 수요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와 ESS를 공급하는 LG화학 등 2차 전지 업계, ESS 구축 및 운용에 관련된 IT, 통신 업계, 한전 등 발전 및 송배전 업계, 그리고 ESS 설치를 권고 받은 전기다소비 기업과 공공기관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SS는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전력을 저장한 다음 전기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전력이용효율을 높이고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한다.
 
이외에도 화력발전소에서 가동율을 높이고 연료비절감과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주파수조정용, 신재생에너지의 출력 안정 등 에너지 활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10년 2조원, 2020년 47조원, 2030년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한국 시장의 경우 2017년 연 9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ICT기술과 융합한 ESS설비 구축에 6500억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해 6월 계약전력 1000KW 이상 사용 공공 기간 1800여개에 100KW 이상의 ESS를 설치를 권장했다.
 
9월에는 ESS 보급정책 설명회 및 투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포스코, 현대제철, 철강, LCD 및 전자, 정유 산업 등 전력다소비 민간기업 27개 관계자를 초청해 계약전력의 5% 이상 용량의 ESS 투자를 권장하기도 했다. 

 
LG화학, ESS 배터리 경쟁력 세계 1위 
 
ESS 방식 중 미래형 기술로 주목 받는 것은 리튬이온(LiB) 방식의 2차 전지다. 이 산업에서는 한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대형 2차 전지를 주도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가 ESS와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세계 경쟁우의를 갖고 있다.
 
이 중에서도 LG화학은 ESS 배터리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 ESS 분야 글로벌 경쟁력 배터리 기업평가보고서에서 LG화학이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존슨 컨트롤과 삼성SDI가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중국 리센과 일본 히타치가 뒤를 이었다. 
 
네비건트 리서치측은 "LG화학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와 마케팅 부문에서 북미, 유럽 등에서 시장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자동차분야의 이차전지 경쟁력이 ESS 산업까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LG화학은 특허 출원건수에서도 우위에 있다. 2011년말 특허청에서는 2001∼2010년까지 출원된 ESS 관련 특허 총 944건 가운데 기업 중에는 LG화학이 ESS용 리튬 배터리 출원건수의 41%, ESS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출원건수의 34%를 차지하며 전체 출원건수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규모 ESS 구축으로 시장 선도
 
LG화학은 최근 2차 전지를 적용해 익산과 오창 공장에 각각 23MW, 7MW 규모의 ESS를 설치키로 발표했다. 이번 구축하는 ESS는 총 30MW급 국내 최대 규모로 상반기 내에 설치·완료해 올 7월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3억원의 전기료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LG화학은 LG전자, GS칼텍스, 한국전력, 포스코 등과 현재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의 3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SCE에 가정용ESS 배터리를 납품 ▲2011년 11월 세계 최대 전력엔지니어링 회사 ABB와 메가와트(MW)급 ESS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2013년 6월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 사업협력 MOU 체결 ▲2013년 7월 태양광 인버터 회사인 독일SMA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지난 5월 SCE의 북미 ESS 실증사업인 테하차피 풍력단지의 신재생 에너지 전력안정화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 하며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 ESS 보급 확대, 신성장동력 산업 성장 견인 기어
 
ESS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력변환시스템(PCS)을 함께 설치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을 함께 구축하면 전체적인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정부는 ICT기반 에너지 수요관리 신시장이 열리면 ESS, EMS,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대규모 신규투자와 함께 2017년까지 3조 5천억원 이상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없던 ESS 서비스 사업자, EMS 공급업자, 나아가 에너지 빅데이터 서비스업 등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이 활성화 되고, 2017년까지 PCS를 포함한 ESS 분야에서 9000억원, EMS 분야에서 7000억원의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고용창출 효과에서도 1만 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ESS의 보급 확대는 전기차의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는 ESS가 보급되면 전기차 가격의 1/4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또한 일정 부분 낮출 수 있어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정부는 ESS 보급 확대를 위해 2020년까지 ESS 가격을 현재 대비 5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 외국 정부의 ESS 활성화 추진 현황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2차 전지 산업을 전폭 지원하면서 ESS 보급을 확대해 부족한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ESS 설치 보조금 사업을 추진 하고 주요 IT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ESS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차전지 세계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목표로 ESS에 사용되는 전력계통 대형이차전지 가격을 2020년까지 양수발전 설치 비용인 2만 3000엔/kWh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세계 최초로 ESS 설치 의무화 법안을 제정해 2014년부터 공급전력의 2.25%, 2020년까지 5%를 의무 설치하도록 했다. 유럽은 이미 Sol-ion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20년까지 유럽 내 태양광발전 시설의 12%에 ESS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부문, ESS 보급 촉진해야
 
정부의 ESS 설치 권고에도 불구하고 배터리와 PCS(전력조정시스템) 등 높은 핵심 장치 초기 투자비, 낮은 전기료로 인한 심야 전기료와 주간 전기료의 적은 차이는 ESS 투자 설치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SS 설치는 강제성이 없는 권장 사항이다.
 
정부는 ESS 설치 시 투자금액의 3~10%만을 세액공제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향후 전기요금제를 개편해서 시간대별 차등요금 활성화와 ESS를 활용한 피크부하절감 시 적정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ESS 보급이 활성화 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ESS 보급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과 전력다소비 기업들의 ESS 설치 실적을 정기 점검하고 실적이 부진할 경우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ESS 설치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제공하거나 더욱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 투자 유도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 = LG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