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직원 연루 정황 포착… 검찰 집중 수사 방침
  • ▲ 씨티캐피탈과 IVK캐피탈에서 3만4000여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빠져 나간 사실이 포착돼 수사기관이 조사 중이다. ⓒ 연합뉴스
    ▲ 씨티캐피탈과 IVK캐피탈에서 3만4000여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빠져 나간 사실이 포착돼 수사기관이 조사 중이다. ⓒ 연합뉴스

    카드사와 외국계 은행의 연이은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씨티캐피탈과 IBK캐피탈에서도 3만4000여명의 고객 정보가 빠져 나간 사실이 포착됐다. 특히 이번 유출엔 내부 직원이 공모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두 금융사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연말 한국씨티은행, 한국SC은행 등 외국은행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대출업자에게 압수한 USB에서 추가 발견된 고객정보 300여만건을 정밀 추적한 결과 이들 캐피탈사에서 신규 유출된 건을 적발한 것이다.

당시 검찰은 해당 USB 자료와 관련해 금감원에 IBK캐피탈에서 5만5000건, 씨티캐피탈에서 10만건이 유출됐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같은 고객 정보가 흩어진 경우도 있고 아예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도 있어 별도의 분석이 필요했다. 

최종 분석 작업 결과 IBK캐피탈에서 2만2000명의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5000명은 과거 해킹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신규 고객 정보 유출은 1만7000명으로 압축된다. 
씨티캐피탈은 5만5000명 정도가 신규 유출로 분류됐으나 여러 금융사 정보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아 이 가운데 1만7000명만 확실한 씨티캐피탈 신규 유출 건으로 결론 내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이 USB 분석을 통해 씨티은행과 SC은행에서 5만건의 고객 정보가 추가 유출된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 털린 13만7000건을 합치면 이들 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 건수는 총 19만여건으로 늘어난다.

이번 씨티캐피탈 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한 것은 내부 직원의 공모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씨티은행의 한 지점 직원이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대출고객 3만4000명의 정보를 A4 용지에 출력한 뒤 이를 대출모집인에게 전달했다. 씨티캐피탈도 이와 유사한 경로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연루 혐의를 받는 직원은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씨티금융그룹은 씨티은행의 고객 정보 유출과 피해 발생에 이어 씨티캐피탈마저 정보가 새로 빠져나간 사실이 밝혀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 도쿄지점이 부당 대출 건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는 상황에서 IBK캐피탈마저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 최대 6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이 자살까지 해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금감원은 금융사 고객 정보 유출에 따른 정밀 분석이 마무리됨에 따라 해당 금융사에 대한 검사 결과를 취합, 제재를 내리기 위한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정보 유출에 대한 최근 엄벌 분위기를 고려하면 제재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