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불편·홀몸노인 대상 방문 상담치료 등 필요
  • ▲ 슬픔에 잠긴 유가족.ⓒ연합뉴스
    ▲ 슬픔에 잠긴 유가족.ⓒ연합뉴스

세월초 침몰 사고로 생존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심리 안정치료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농·어촌지역에 남은 고령의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농·어촌지역 유가족은 대부분 고령의 홀로 사는 친·외조부모로 이들 중에는 거동이 불편해 피해현장이나 치료기관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경우가 많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24일 충청남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연고가 있는 세월호 사망·실종자 유가족은 보령 1, 아산 1, 서산 3, 논산 1, 금산 1, 청양 1, 홍성 1, 태안 2명 등 총 11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농·어촌에 거주하는 70세 이상의 고령으로 사랑하는 손자·손녀의 사망 또는 실종 소식에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태다.

홍성지역 이장 이모씨는 "마을의 한 어르신(76) 손자가 안산단원고 2학년 학년인데 이번 침몰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어르신이 사고 이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 전했다.

이 이장은 "평소에 워낙 건강하셨던 분이고 지금도 농사일을 하며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한 모습이지만, 많이 우울해하신다"며 "70대 고령인 데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여서 현장 방문 심리치료 등의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21일 실종상태였던 손자 시신을 수습한 이모옹(78)은 "손자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안산으로 올라가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도 아들, 며느리가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 서산 집에서 가슴을 졸였다"며 "그나마 아내가 곁에 있어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옹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련해 "지금 뭐가 필요하겠어. 나만 겪은 일도 아니고, 그래도 난 일찍 (손자 시신을) 찾아 다행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현재 이옹은 시신을 찾았다는 소식에 안산까지 한걸음에 달려왔지만, 정작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방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자신은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말하지만, 주변의 관심과 적절한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충남도 한 관계자는 "대형사고 이후 찾아오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빠른 치료가 관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체계적인 심리 치료 지원은 물론 특별재난지역에 주어지는 혜택 제공이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