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반덤핑에는 동국제강이 적극적일 것
동국=최후의 카드 중 하나로 고려할 뿐
-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H형강 업계가 중국산 H형강 수입재에 대해 반덤핑도 불사하겠다는 칼을 빼내든 가운데 해당업체들이 반덤핑 카드에 대한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4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업계는 오는 20일 일조와 안산 등 중국 철강업체와 'H형강분과위원회'를 열고 중국업체들의 저가 수출에 대한 정상가격 환원 혹은 물량감소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반덤핑 보도들에 대해 최후의 카드인 반덤핑 제소가 '전제'가 아닌 '고려'라고 한발짝 물러났다. 반덤핑 제소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현상황이 중국과의 실질적 협상에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중국업체들의 무성의한 조치에 대해 반덤핑 제소로 분위기가 몰린다고 해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온도차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제품군(Material balance)의 차이로 인한 향후 중국과의 관계에 설정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려는 현대제철쪽이 소극적 대응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소재중심의 제철소인 현대제철이 H형강과 특수강이 주력할 수 밖에 없는 동국제강과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설상가상 그룹을 이끌다시피한 후판시장에서 장기불황으로 인한 누적 타격이 회사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방향성은 같더라도 동국제강쪽이 현대제철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냐"며 최근 후판시장의 장기불황에 H형강 시장마저 중국에 큰 타격을 받은 동국제강의 상황을 애둘러 말했다.
동국제강측도 반덤핑 제소는 최후의 카드라며 중국과의 원만한 해결방안 도출이 먼저라는 입장이다.동국제강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는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덤핑 제소라는 카드를 쓸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산이 국내산 보다 10만원 가량 싸게 거래되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사실상 이에 대응해 가격을 낮추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H형강은 92만5000톤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을 비롯한 동종업체들이 수입 제한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수입대응을 이어왔지만 낮은 수입가격과 환율 약세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를 만회하고 자 국내업체들은 5월 H형강 수입 대응 가격을 역대 최저 수준인 소형기준 톤당 63만원, 중형 67만원으로 맞불을 붙였으나 중국업체들이 소형 63만원, 대형 67만원으로 또다시 낮추자 내수시장을 거의 내주다 시피 하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