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세월호 여파·때 이른 더위' 보다 '비슷한 마케팅·디자인'에 한풀 꺾여신소재·신기술·새 디자인 필요
  • ▲ 산업부 배태랑 기자
    ▲ 산업부 배태랑 기자

    최근 아웃도어의 성장세를 살펴보면 고가의 상품 매출이 확연히 줄어들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5'(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블랙야크·네파) 브랜드들은 올해 목표 매출액을 작년 보다 10~20% 가량 늘려 잡았으나, 지난 5월까지 매출액의 80~90%선에 이르는 등 목표치 달성이 전무한 상태다.

    선두권 브랜드들의 순위싸움과 볼륨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지난달까지 롯데·현대·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에서는 매출부진을 보였고, 그마저도 가격이 저렴한 기획 상품이나 할인 상품 판매 등 행사로 매출을 메우는 격이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원래 아웃도어는 세일이 없고 가끔 '브랜드 데이'만 진행하는데, 올해 행사에서는 예년보다 전 브랜드의 물량이 늘었고 할인폭도 10~20% 가 더 컸다"고 말했다.

    또 일부 브랜드는 유통망을 통해 예년보다 한두 달 가량 일찍 선(先) 판매에 나서는 등 지난해 '다운' 판매율이 현저히 낮았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웃도어 성수기인 가을부터는 추동 시즌 신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재고 소진이 필요했던 것이다.  

    아웃도어 업계는 "올해는 소비 심리 위축과 세월호 여파로 판매가 줄은데다, 여름마저 빨리 찾아와 4·5월 '고어텍스' 봄재킷 판매가 매우 부진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외에도 아웃도어 트렌드가 정점을 찍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코오롱스포츠·라푸마 등 대형 의류업체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아웃도어에 특화된 전문업체 위주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웃도어 시장이 포화됐고,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짙은 우려를 해왔다. 그럼에도 아웃도어 브랜드는 꾸준히 고성장을 지속했고, 이러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전체 아웃도어 마켓이 그 한계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비슷한 마케팅·디자인에 더 이상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아웃도어의 기술력은 좋은데 섬유의 문제"라며 "돌파구라면 성능보다는 소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고성장 속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필요로 할 때다. 시장의 포화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해야 하며, 이를 다시 반전 시키기 위해 대표 브랜드들이 앞장서 지속적인 신소재와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해야 한다.

    보다 현명해진 소비자들에게 톱모델 '모시기'와 '고어텍스' 재킷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