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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고속 성장해온 아웃도어가 급격한 성장정체에 빠진 반면, 스포츠용품 매출은 살아나고 있다. 전문가 수준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러닝족 덕분이라는 판단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에서 올들어 스포츠용품 매출 성장률이 아웃도어 용품 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지난 2010년 이후 4년만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올들어 5월까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아웃도어 용품 카테고리 매출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010년 45.0%, 2011년 26.4%, 2012년 29.6%, 지난해 15.6% 등 그동안 이어온 두자릿수의 고공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반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간신히 면했던 스포츠용품 분야 매출은 올들어 5.8%나 늘어 아웃도어 성장률을 웃돌았다.
롯데백화점에서도 1∼5월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은 15.3%에 그친 반면,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은 17.6% 늘어 2010년 이후 4년만에 두 카테코리 매출 성장률 순위가 뒤집혔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반면, 스포츠용품 매출 성장률은 두자릿수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웃도어 상품군은 등산·캠핑 열풍을 타고 2010년부터 꾸준한 급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 이른 더위로 아웃도어의 봄재킷 판매율이 극겹히 떨어진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4·5월부터 빨리 찾아온 더위로 봄 시즌 주력제품인 봄재킷을 팔지 못했다"며 "신발이 주력인 스포스계와 달리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스포츠업계의 '부활'에는 전통적인 건강 관리 방법인 러닝(조깅·마라톤)이 점차 조직화·전문화되면서 스포츠용품 카테고리에 변화를 가져온 영향이 컸다. 특히 러닝이 개인적인 운동에서 동호회 참여나 마라톤 대회 출정 등 여러사람과 어울리는 문화로 발전하면서 운동화 뿐만 아니라 운동복·액세서리에까지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관련 상품 매출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에는 장시간 달리기에 필수인 러닝화와 러닝 웨어는 물론, 운동중 머리칼을 고정시키는 헤어밴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고글, 허리를 잡아주는 벨트, 체온 유지에 필요한 팔 토시, 기능성 러닝 전용 장갑, 종아리 근육의 피로를 완화하는 서포터까지 다양한 용품들이 출시됐다.
일부 해외 고가 브랜드에서도 '바람막이'로 불리는 윈드브레이커 등 다양한 스포츠웨어를 내놓고 있으며, 이런 제품을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도록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부터 유명 디자이너의 일러스트 등 다양한 디자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 조깅을 즐기는 일반인들도 신발이나 의류·액세서리 등에 욕심을 내 선수 수준의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스포츠 용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