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슈퍼 주총, 내부통제‧주주환원 '방점' … “냉철한 반성, 절실히 밸류업”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이 26일 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다짐하는 한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주주환원에 대해 절실히 반성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 사태와 관련해 "냉철한 반성과 함께 그룹 전 임직원은 환골탈태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올 한 해 '신뢰받는 우리금융'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 시스템의 전반적인 혁신을 통해 모든 업무 과정에 내부통제가 효율적으로 녹아드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이날 주총에서 “올해 더욱 절실함을 갖고 내부통제 확립, 고객 편의성 제고, 비즈니스 혁신 생태계 주도를 목표로 한 탁월한 질적 성장 및 혁신을 바탕으로 일류 신한을 달성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실질적인 구동을 위해 관리감독·모니터링 체계 전반을 개선해나가겠다"며 "핵심은 임직원의 투철한 윤리의식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실효성 있는 노력으로 강한 윤리의식을 내재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번 사건(880억 규모 내부 부당대출)으로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금감원 감사 결과를 철저한 반성의 기회로 삼아 빈틈없는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점장 이상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친인척을 통한 이해상충 행위와 부당대출 발생을 원천 차단하고, 대출 시 담당직원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아 이해상충을 회피토록 함으로써 부당대출이 발생할 개연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밸류업(기업가치제고) 계획에 대한 의지도 재차 표명했다. 

진옥동 회장은 “신한금융은 지난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밸류업 계획의 선제적 공시 및 이행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며 기초 체력을 더욱 튼튼히 다진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는 밸류업의 실질적인 원년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달성 등 약속한 목표를 향해 절실함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종룡 회장은 “정교한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업권별 핵심사업 분야에서 내실 있는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위험관리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배당금,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국내외 기업설명회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IR활동을 통해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 등 대응 방안도 소개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AI(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발전과 관련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확실한 성공사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올해 효율경영과 혁신성장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조직과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두고 그룹 전체를 변화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데이터에 기반한 인력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효율성을 제공하고, 내부통제는 더욱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진옥동 회장은 "비즈니스 혁신 생태계를 주도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면서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신속히 파악해 디지털 전환과 AI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시너지 영역을 넓혀 유니버설뱅킹인 'NewWON(뉴원)'을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임베디드 금융 제휴 등과 같은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금융지주들은 이날 사외이사 선임과 배당정책 변경,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 사항을 반영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