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5397만원, 매출比 0.01% 불과전지현, 이서진 등 광고비엔 펑펑 쏟아 김형섭 창업주, 201억 거액연봉자 등극하기도"브랜드 키운후 회사팔고 브랜드만 가져가" 의혹
  •  아웃도어업계 '빅5'에 속하는 브랜드 네파(대표 박창근)가 수천억의 매출 급증세에도 불구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나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 네파는 지난해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으나, 정작 기부금이 매출액의 0.01% 수준에 불과한 5000만원대로 알려지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네파는 지난해 4703억원의 총매출액과 11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총매출액 대비 25.1%에 달하는 높은 이익률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네파보다 상위권에 속하는 블랙야크(19.0%)와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10.9%)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10위권에 들지 못한 콜핑과 에코로바가 각각 1억7375만원(매출액 대비 0.13%), 6264만원(매출액 대비 0.12%)을 기부한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네파 측은 "아웃도어는 원래 현금보다 현물지원이 많다. 그런데 산악구조대 및 해외 원정대, 클라이밍 대회 등 현물 3억여원을 지원한 것이 내역에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올해는 이 부분을 감안해서 더 신경쓰겠다"고 해명했다.

    타 브랜드들의 경우, 공개된 기부금에 현물지원이 포함된 것인지를 묻자 "사실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전지현 이서진…광고비엔 '올인' 거품가 일조

    반면 네파는 전지현, 이서진, 택연 등 광고선전엔 고가의 스타마케팅을 구사하며 아낌없이 투자했다.

    실제로 네파의 광고선전비는 지난 2009년 59억원에서 2010년 113억원, 2011년 204억원으로 매년 오름세를 보였다. 2012년 108억원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지난해 216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최근 3년간의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은 4%가 넘는다.

    국내 패션 대기업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과 LF가 매출 대비 광고비 비중이 평균 1.5%를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에 네파는 "작년 1월부터 '이젠벅'이 동일한 법인으로 새롭게 포함돼 금액이 커 보이는 것"이라며 "한 브랜드를 론칭하면 홍보를 위해 꾸준히 광고비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네파 창업주 김형섭 전 대표, 거액 챙기기 일쑤…미다스의 손?

    네파는 최근 임원진의 연봉이 공대되면서 아웃도어 매출에 거품이 많다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에 따라 네파의 대표이사였던 김형택 평안엘엔씨 고문에 대한 논란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네파의 대표이사였던 김형택 평안엘엔씨 고문의 보수는 등기임원 연봉 공개표로 볼 때 재계 2위를 기록할만큼 높았다.

    퇴직금 85억3600만원과 근로소득 27억7600만원 등을 합쳐 총 201억9700만원을 받은 김 고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재계 임원에 등극했다. 

    김 고문은 매출이 보장된 '잘나가는' 회사를 팔고 다른 회사로 갈아타면서 수 차례 거액을 챙긴 바 있어, 이를 바라보는 업계와 여론에서는 비판적 무게가 가중되고 있다.

    김형섭 고문은 지난 2005년 네파를 인수한 후 2012년 평안엘앤씨의 인력들을 활용해 그해 6월부터 12월까지 26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을 했다.

    김 고문이 지난해 12월 네파에 전념하겠다며 평안엘앤씨 부회장 자리에서 퇴임하자 평안엘앤씨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잘 나가던 흑자회사였던 평안엘앤씨는 지난해 매출 1600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했다.

    김 고문은 지난해 초 네파의 소유지분을 처분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다시 연출했다. 당초 네파의 지분 40.8%를 소유한 김 고문(펠 주식회사가 17.3%)은 지난해 초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겨주고 최대주주에 물러났다. 그러자 네파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멈추고 지난해 성장률이 8.7%에 그치고 만다.

    이는 얼핏 김 고문의 뛰어난 경영 수완 덕분에 손 떼는 회사는 망하고 손 대는 회사는 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업계는 김 고문이 회사돈으로 키운 브랜드를 빼내가기 때문에 팔아버린 회사는 어려워지고 새 브랜드 회사는 잘 나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그간의 김 고문의 행보를 봤을 때, 네파에서 전개한 아웃도어 브랜드 '이젠벅'에 대해서도 평양엘앤씨에서 네파를 키워 떼어내간 것처럼, 네파의 자금으로 이젠벅을 키워 성장시킨 후 사람과 브랜드를 떼어내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네파 측은 "보통 세컨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법인 분리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는 아웃도어업계가 포화상태라 이젠벅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전혀 분리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