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25.4% 의결권 제한 … 최윤범 회장 '승기'이사 수 제한 통과 … 8인 이사 두고 '표 대결'고려아연 추천 5인 전원 vs MBK 측 3인 선임이사회 11 대 4 구도 … 최 회장 측 과반 유지MBK 측 주총 반복 개최 이사회 장악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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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서울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총이 열리고 있다. ⓒ뉴데일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현 경영진이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전날 법원의 판단으로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가운데 최 회장 측은 의결권 지분율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주요 안건의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이날 주총은 시작 직전까지 양측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급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영풍은 전날 밤 상호주 관계를 해제하며 의결권 부활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고려아연이 주총 직전 영풍 지분을 늘리며 상호주 관계를 복원, 영풍의 논리를 무력화했다.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MBK 연합의 이사회 장악을 막을 수 있는 ‘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됐고, 최 회장 측은 승기를 굳혔다. 이후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선임 안에선 최 회장 측 후보가 모두 선출, 이사회를 수성했다. -
- ▲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총이 열리는 서울 몬드리안 호텔 앞에서 노조가 MBK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날 고려아연은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총을 열고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수 상한이 19인임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8인 선임의 건 ▲이사 수 상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을 의결했다.당초 주총은 오전 9시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이를 훨씬 넘긴 오전 11시34분이 돼서야 개회했다. MBK 측이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 하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고, 오전 10시가 돼서야 주주들의 입장이 시작된 탓이다. 주총 개회 이후에도 MBK 연합이 의결권 제한에 강하게 항의하며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이날 주총의 쟁점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2%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여부였다. 고려아연 지분율은 영풍·MBK 측이 40.97%, 최 회장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한 34.35%을 보유해 MBK 연합이 앞선다. 그러나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면 MBK 연합의 지분율이 10%대로 크게 낮아져 최 회장이 우위에 서게 된다.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MBK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총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은 해외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이에 영풍은 법원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법원의 판단으로 최 회장이 주총에서 승기를 잡은 가운데 전날 밤 영풍이 주총에서 상호주 관계를 해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고려아연은 주총 직전 SMH 보유 영풍 지분을 다시 10% 이상으로 늘렸고, 다시 상호주 관계가 복원되며 영풍 측의 주장은 무력화됐다.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됨에 따라 이사 수 상한을 19인 이하로 설정하는 정관 개정안(제2-2호 의안)이 원안 가결됐다. 해당 안건 통과로 이번 주총에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MBK 연합의 전략은 무위에 그쳤다.이사 수 상한 제한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제에 의한 8인의 이사 선임의 건은 지난 임시주총 의결에 따른 집중투표제로 표결에 부쳐졌다. 이 결과 최 회장 측이 추천한 후보 5인은 모두 이사로 선출됐고, MBK 측이 추천한 17명 가운데선 3인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구체적으로 최 회장 측의 박기덕, 김보영, 권순범,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등 5명이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MBK 측은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권광석 등 3인이 선임됐다.고려아연 이사회는 직무집행이 정지된 4명을 제외하고 고려아연 5명, MBK 측 1명(장형진 영풍 고문)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신규 선임된 이사를 더하면 고려아연 10인 대 영풍·MBK 연합 4인의 구도로 재편됐다. 아울러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도 원안 가결되며 고려아연 측 인사는 11인, MBK 측 인사는 4인으로 확정됐다.한편 이날 주총에선 ‘3%룰’로 선임되는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정관 변경 안건도 원안 가결됐다. 마지막 안건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원안 가결됐다. 반면 분리 선출이 가능한 감사위원 수를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은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