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주춤한데 대출 늘어… 시중은행 적극 영업 결과
  • ▲ 지난 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1년 내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 지난 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1년 내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1년 만에 최대 규모로 커졌다. 또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 절반가량이 지난 한 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택거래량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이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늘리기 위해 영업을 확대한 결과다. 보통 주택거래가 증가하면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6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9일 이같이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529조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9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전세대출 포함)은 378조원으로,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최근 신규 대출보다 상환액이 더 많은 적격대출 등 모기지론 양도분을 빼면 주택담보대출의 월간 증가액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부동산담보대출이 대폭 증가한 작년 6월의 3조8000억원(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시 3조70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대건 한은 금융시장팀 과장은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월 6100가구에서 6월 5200가구로 오히려 줄었다"며 "은행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감소했던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한 달 만에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달 말 대출잔액은 150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2011년~2013년 6월 평균치(7000억원)보단 못 미치지만,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원화 대출은 6월말 현재 656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늘었으나 증가액은 5월(6조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이는 대기업의 반기말 부채비율 관리,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 등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대출(163조9000억원)은 1조2000억원 줄고 중소기업 대출(492조5000억원)은 1조5000억원 늘었다.

회사채(공모)는 신용 우려가 지속되면서 1000억원이 순상환됐다. 다만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5월 4조2000억원에서 6월 2조7000억원으로 감소해 순상환 규모가 축소됐다. 기업어음(CP)은 일부 우량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1조3000억원(6월 1일~20일)이 순발행됐으나 반기말 부채관리를 위해 순상환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일부 건설기업의 유상증자로 주식은 9000억원 발행됐다. 

한편 수시입출식예금 등 은행 수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달 9조3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수신 잔액이 120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상반기 재정집행 목표 달성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결제성 예금계좌에 들어온 자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1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반기말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 관리를 위한 자금 인출로 머니마켓펀드(MMF)가 4조원 가량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는 6000억원 감소했고, 그나마 채권형 펀드와 신종펀드엔 각각 1조원, 2조3000억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