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목적댐 평균저수율 36.1% 불과
  • ▲ 풀밭으로 변한 안동호 바닥.ⓒ연합뉴스
    ▲ 풀밭으로 변한 안동호 바닥.ⓒ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20년 만의 마른장마와 관련해 앞으로 예상되는 물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댐 용수공급 조정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이후 강수량은 예년의 60% 수준으로, 전국 다목적댐 평균저수율(36.1%)은 평년의 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년 봄까지의 물 공급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가뭄으로 30여년 만에 발전 중단 위기에 직면한 낙동강 안동댐은 현재 수위가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인 저수위(134m)보다 4m 높은 134m에 불과하다.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용수공급이 계속될 경우 11월21일께면 저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저수위 밑으로 떨어지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안동댐 발전 기능도 중단된다. 1976년 준공된 안동댐은 1982년 7월에 한 차례 발전이 중단된 전례가 있지만, 이후로는 한 번도 발전 중단 사태까지 간 적은 없었다.


    금강, 섬진강은 다소 여유가 있으나 한강 수계도 소양강·충주댐이 내년 2월, 횡성댐이 3월께 각각 저수위 도달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8월에 11호 태풍 '할롱'과 12호 태풍 '나크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지만, 주로 해안지역과 제주도에 비를 뿌려 다목적댐 저수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K-water 관계자는 "현재 홍수기 막바지로, 앞으로도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뭄 상황이 더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 ▲ 지난 16일 가뭄 현장은 찾은 서승환 국토부장관.ⓒ연합뉴스
    ▲ 지난 16일 가뭄 현장은 찾은 서승환 국토부장관.ⓒ연합뉴스


    이에 국토부는 18일 낙동강수계 댐·보연계운영협의회를 열고 내년 6월20일 우기 전까지 물 공급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용수비축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비가 내렸지만, 오후 4시 현재 평균 60㎜쯤에 그쳐 해갈은 물론 댐 수위를 높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토부는 우선 댐 용수공급능력 저하가 우려되는 안동댐, 임하댐의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의 40%를 감축해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수공급 감축은 하류에서의 영농에 지장이 없도록 강우량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합천댐, 남강댐, 김천부항댐과 연계해 용수공급 가능 기간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낙동강 이외 수계에 대해서도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하천유지용수, 농업용수 순으로 용수공급량을 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용수공급 현황과 공급가능 기간을 매일 점검하기 위해 '가뭄대책상황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용수공급 감축으로 말미암은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물 절약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용수비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수막 설치, 홍보물 배포 등을 통해 물 공급 여건 악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언론을 통해 물 절약캠페인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 수계 댐 저수율은 낙동강에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1994∼95년과 비교해 낮은데도 하천 본류의 수위가 평상시처럼 유지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이 물을 소비하면 어느 순간 물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