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간 합의, 세법 개정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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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033780]와 편의점株가 담뱃값 인상 재점화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당장 기대감을 나타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보건복지부장관이 담뱃값을 20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전일(3일)까지 KT&G와 BGF리테일[027410], GS리테일[007070] 매물을 사들였다. 

    KT&G는 담배 제조 업체이며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각각 CU편의점, GS25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담배는 편의점업체에서 가장 큰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지난 2거래일 간 기관은 KT&G를 169억78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도 각각 14억9400만원, 65억4400만원씩 사들였다.

    담뱃값은 지난 2004년, 한 갑 당 500원이 인상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담뱃값 인상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담배세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기대감을 나타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시행 시기, 인상폭에 대해서 정해진 것이 없으며, 이후 국회 세법 개정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인상으로 인한 호재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은 "담뱃값 인상에 대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안정행정부 등 관계부처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호재는 빨라야 내년부터라는 얘기다. 인상이 올해 통과된다고 해도 내년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 한 갑 당 50원만 인상돼도 관련株 호재

    다만 인상이 확정된다면 KT&G, BGF리테일, GS리테일 등은 실적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설사 담뱃세가 다소 과하게 책정된다고 해도, 외국 대비 우리나라의 담배가격이 소득 대비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판매량 감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오히려 담배회사들은 이 시점을 상호(brand)별 가격 차별화의 기회로 활용할 공산이 높아, 이것이 KT&G 실적 호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영업이익은 담뱃값 인상과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낸다"며 "KT&G가 한 갑 당 50원만 인상해도 영업이익은 약 9.4%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뱃값 인상 추진은 편의점업체의 수혜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올해 BFG리테일, GS리테일의 담배 관련 매출은 각각 1조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한다.

    위 증권사 이상구 연구원은 "당초 추진안대로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된다고 가정하면 이들 편의점 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은 추가로 900억원, 올해 대비 7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밖에 평균판매단가(ASP)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효과는 내년 6000억원, 판매마진 10%를 감안 시 영업이익은 추가로 300억원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호재는 편의점 업체의 현금 흐름 개선과 배당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