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도정·당일 밥으로 맛·품질 최상으로 유지"부산공장 기반으로 2025년까지 햇반 매출 1조원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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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햇반공장에서 진한 밥 냄새는 나지 않았다. 철저히 유리 문을 통해만 보이던 '햇반' 생산라인에서는 각자 자기 소임을 다하는 베테랑들의 진한 땀 냄새만이 느껴졌다. 

지난달 31일 부산 사하구 다대로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의 햇반 생산라인은 먼 발치서 유리문을 통해서만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균소독이 필요했다. 미세먼지 하나라도 출입을 금하는 햇반 공장만의 법칙 때문이었다. 이창용 부산공장장은 "공정 내 밀봉 실에서 미세먼지를 매일같이 관리, 반도체공장보다 까다로운 위생관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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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법 친근한 햇반 그릇을 처음 본 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였다. 햇반 그릇들은 줄 맞춰 놓이고 그릇에 '쌀'이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된다. 많은 양의 밥을 만들지 않고 한 그릇씩 밥을 짓기 위함이었다. 식품연구소 신선편의식품센터 권순희 상무는 "밥의 최적 수분을 맞춰주고 열 전달 잘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 뒤 살균공정을 통해 품질은 물론 쌀의 찰기를 높였다. 그 뒤 물을 넣고 140도, 3기압 이상의 고온·고압의 취반기에서 증기로 밥을 지었다. 한 사이클이 도는 동안 햇반 4200개가 30~40분 만에 완성된다고 했다.

    이어서 지어진 밥은 4겹으로 구성된 포장재로 뚜껑이 덮인다. 이 과정을 통해 완전 밀봉되고, 햇반은 방부제 없이도 9개월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포장된 햇반은 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뒤집혀서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등장했다. "아래로 쏠린 수분편차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 들렸다. 그 후 뜸을 들인 햇반은 15분간 물에서 급속 냉각 과정을 거쳤다. 열을 식혀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물에 젖은 햇반은 건조 과정을 통해 말리고, X레이와 금속탐지기 등을 통해 이물질을 확인하는 작업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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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스포장 전에도 직원이 일일이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공장 관계자는 "햇반을 하나하나 선별함에 따라 고객 클레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이창용 부산공장장은 "밥의 프로파일을 분석해 가장 맛있는 밥으로 지어낼 수 있는 조건을 찾는다"면서 "한국인들의 선호하는 최적의 수분·조리조건을 설정해 밥을 하게 된다"고 부산공장 햇반 생산라인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쌀은 지역별 풍토,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데 CJ제일제당의 식품 연구소에서 전국 각지의 쌀을 조사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밥맛을 구현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공장의 햇반 생산에는 '당일 도정'이라는 메리트가 존재했다. 이 공장장은 "국내서 유일하게 자체 도정기를 갖추고 있다"면서 "쌀의 품종과 상태에 따라 도정한 쌀을 24시간 내 햇반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1년부터 활발히 움직여온 부산공장은 현재 500여명의 직원이 햇반부터 다시다, 식초, 푸딩 등 4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량은 6만4천 톤이며, 매출은 3천400억 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부산공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햇반 매출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5년간 즉석밥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하며 이 성장률 대로라면 4년 후인 2018년에는 즉석밥 시장이 현재의 두 배인 36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담당 박찬호 상무는 "쌀 소비 감소와 대조적으로 즉석밥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고, 향후 10년 내에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률에 가속도가 붙어 1조 5000억원 규모로까지 커질 것"이라며 "중장년층이나 잡곡밥을 먹는 건강지향 소비계층 등 그 동안 즉석밥 소비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층까지 끌어들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