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현재 EBS 1개 채널 주파수 대역 나눠 2개 채널로 방송
케이블協 "전면 허용은 절대 안돼...지상파만 배불릴 것"
  • ▲ 방통위는 EBS에 한해 다채널방송을 허용, 내년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심지혜 기자
    ▲ 방통위는 EBS에 한해 다채널방송을 허용, 내년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심지혜 기자

앞으로 EBS 방송을 1개의 채널이 아닌 여러개의 채널로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을 재전송 해주는 유료방송 업계는 광고시장의 지상파 편중 현상을 가속화시켜 지상파방송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2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EBS 다채널방송(MMS)을 시범서비스 형태로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EBS 다채널방송 시범서비스는 내년 1월 말 편성 개편에 맞춰 전국적으로 송출된다. 

다채널방송(MMS)은 디지털 압축 기술로 1개 지상파채널을 제공하던 주파수 대역을 분할해 여러 개의 채널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번 EBS 다채널방송 시범서비스에서는 기존의 지상파 EBS 채널에서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던 초‧중학 교육, 영어 교육 및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 등이 상업광고 없이 제공된다.

그동안 EBS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이 아닌 유료방송을 통해 제공돼 왔다. 그러나 이처럼 EBS에 다채널방송가 도입되면 유료방송을 신청하지 않아도 EBS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의 무료 콘텐츠 확대는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 및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EBS 다채널방송 시청은 디지털TV로 지상파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시청자들이 우선 볼 수 있다. 유료방송에 가입한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방송 시청 가구의 93%가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보고 있다. 단 7%만이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해서 시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법 상 유료방송이 의무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해야 하는 채널은 KBS 1개와 EBS 1개로 돼 있어,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EBS 다채널방송을 볼 수 있으려면 EBS와 유료방송 간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가 지상파 다채널방송에 반기를 들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한국케이블방송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무료 시청권을 명분으로 광고수익을 확대하려 한다"며 지상파 다채널방송에 전면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협회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장처럼 지상파 다채널방송은 무료 보편적 시청권 확대를 위해 교육, 복지 등 공공성 확대 차원에서 최소범위로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를 전면 허용한다면 분명히 상업채널로 변질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주어진 주파수를 활용해 지상파 다채널방송을 하려면 현재 수준보다 떨어진 화질 수준으로 방송할 수 밖에 없다"면서 "HD에서 UHD 화질 시대를 열고 있는 상황에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