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일자 위메프 연상케한 'W' 재빨리 바꿔…"성급한 결론과 무지함 극에 달해"
소모적 감정 싸움 업계 이미지 실추시켜
  • ▲ 산업부 배태랑 기자
    ▲ 산업부 배태랑 기자

    [취재수첩]최근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깎아내리는 '너 죽고 나 살자'식의 낯 뜨거운 비방광고를 내걸어 주목 받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계 3강 구도(쿠팡·위메프·티몬)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반사이익을 보려는 유혹을 받을 순 있겠지만, 동종업체 간의 이러한 '더티 플레이(비신사적 행동)'는 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염려스럽기만 하다. 

    지난 9일 티켓몬스터(대표 신현성)가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티몬은 '갑질에 지친 당신께' 라는 쇼핑 기획전을 개최해 양초·비타민 제품 등 11개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소개하는 배너광고에서 경쟁업체인 위메프를 암시하는 영문자 'W'를 배치해 최근 구직자들에 대한 갑질로 구설수에 오른 위메프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심지어 배경 색상도 위메프의 로고와 매우 흡사한 붉은색 바탕에 흰 색의 글씨로 설정, 의혹은 더욱 가중됐다.

    비난여론이 일자 티몬은 "위메프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이전에도 갑질 이슈를 이용한 마케팅을 해 왔다"라고 반박, 재빨리 문제가 된 광고의 W글자를 뺐다. 하지만 이 같은 수습은 발뺌만 하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질타가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의 헛점·약점을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행위는 결국 '제 얼굴에 침뱉기' 하는 꼴"인데 티몬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수습하는 대응 방법만 봐도 티몬은 성급한 결론과 무지함이 극에 달한다"며 "규모에 비해 미성숙한 기업"이라고 비난했다. 

    소위 '갑질'기업을 겨냥한 티몬의 기획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불거졌을때도 관련 제품인 마카다미아를 판매하면서 "리턴의 힘! 엄청난 놈!", "내리라 해서 가격도 내렸습니다"라는 등의 문구를 사용해 대중의 집중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티몬의 습관적인 경쟁사를 이용한 마케팅에, 일각에서도 더이상 '이례적인 마케팅'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의 평가는 힘들단 반응이다. 보통 한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동종업체들은 불똥이 튈 것을 두려워해 몸을 사리는 편인데, 티몬은 이를 이용해 도를 넘어선 자극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업계 전반을 흙탕물 싸움으로 번지게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추잡한(dirty) 리더로 보인다"며 "티몬의 수준 낮은 비방광고전은 업계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자충수가 되곤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갑질 이슈 마케팅을 노렸던 티몬은 반사이익을 누리기에 급급한 '씁쓸한 뒷모습'만을 남겼다. 경쟁사에 대한 견제가 시한폭탄으로 변하는 요즘시대에서, 소모적 감정 싸움은 업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장기적 발전에도 누가 될 수 있음을 우리 기업들도 되새겨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