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자전환 확실시에도 불구, 과감한 선제 투자 전략 감행 의지
  • ▲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S-OIL) CEO ⓒ정재훈 기자
    ▲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S-OIL) CEO ⓒ정재훈 기자

     

    에쓰-오일(S-OIL)이 국제유가 폭락과 경기 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해 밝혔던 5조원대 울산 설비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3분기 정유부문에서만 39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이 2000~3000억원대로 예상되는 등 지난해 적자전환이 사실상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과감한 선제 투자만큼은 변함없이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22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5년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나세르 알 마하셔 CEO에게 울산 투자 진행 상황에 대해 묻자 CEO 대신 김평길 대외업무부문 상무가 나서 "예정대로 투자는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에쓰-오일은 한 때 유화업계 효자 노릇을  하던 PX(파라자일렌) 마진이 지난해부터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PX를 이을 신성장동력으로 올레핀을 선택했다.

    값싼 원료를 활용해 얻은 가격 경쟁력으로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에쓰-오일은 값싼 잔사유를 고가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로 전환하기 위한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에 대한 기초설계를 진행 중이다.

    현재 RUC와 ODC 프로젝트의 기초 설계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17년께 울산 온산공단 내 이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최소 5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에쓰-오일은 그간 미래 10~20년을 내다보는 계획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감한 선제 투자 전략을 추구해왔다.

    지난 1991년 8월 사우디 아람코사와 합작계약 및 20년 원유 구매계약을 체결한 후 에쓰-오일은 중질유 분해 및 탈황시설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1995년에는 일일 25만 배럴 규모의 제3원유정제시설을 가동시키며 원유 정제처리량을 기존 33만  배럴에서 58만 배럴로 확대했다.

    1997년에는 총 투자비 1조원을 들여 제1,2단계 중질유 분해·탈황시설을 완공해 국내 최대 규모의 고도화 시설을 보유하는가 하면 같은해 12월에는 당시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 65만t의 PX 공장을 가동시켰다.

    2000년대 들어서도 에쓰-오일의 시설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2000년 저장능력 900만 배럴의 비축기지를 준공하고 2002년 제2 고도화시설 No.2 Hyvahl(중질유 탈황시설)과 초고급윤활기유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2009년에는 온산공장 제3부두와 청정휘발유 원료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2011년에는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완공해 제2 아로마틱 콤플렉스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에쓰-오일의 현재 원유정제 능력은 일일 66만9000 배럴, PX 생산은 단일공장 세계 최대인 연산 180만t 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제품 구성에서 벙커-C유 둥 중유 비율을 현 12%에서 투자 후 4%까지 낮출 계획이다. 또 올레핀 계열이 강화돼 석유화학 제품 비중은 현재 PX 71%, 벤젠 21%, 올레핀 8%에서 2018년 이후 PX 47%, 벤젠 16%, 올레핀 37%로 변화된다.

    올레핀은 PX와 마찬가지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지만 PX는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고 올레핀은 건축, 자동차, 생활소재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쓰-오일은 PP(폴리프로필렌)과 PO(프로필렌옥사이드) 등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올레핀 투자를 통해 정유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올레핀 다운스트림 사업 진출을 통한 석유화학사업과의 통합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 ▲ 2015년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 현장 ⓒ정재훈 기자
    ▲ 2015년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 현장 ⓒ정재훈 기자

     


    한편 이 날 신년인사회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나세르 알-마하셔 에쓰-오일(S-OIL) 사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김성국 삼탄 사장, 황은연 포스코에너지 사장, 김상열 OCI 부회장, 김대훈 LG CNS 사장 등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마하셔 CEO는 이 날 행사장에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과 만나 영어로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