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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S-OIL)이 PX(파라자일렌)을 이을 신성장동력으로 올레핀을 선택했다. 한때 유화업계의 효자 노릇을 하던 PX 마진이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값싼 원료를 활용한 우수한 원가 경쟁력으로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에쓰-오일은 현재 값싼 잔사유를 고가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로 전환하기 위한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에 대한 기초설계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RUC와 ODC 프로젝트의 기초 설계를 진행 중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2017년께 울산 온산공단 내 이를 준공할 계획이다. 신사업 투자 규모는 최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제품 구성에서 벙커-C유 둥 중유 비율을 현 12%에서 투자 후 4%까지 낮출 계획이다.
또 올레핀 계열이 강화돼 석유화학 제품 비중은 현재 PX 71%, 벤젠 21%, 올레핀 8%에서 2018년 이후 PX 47%, 벤젠 16%, 올레핀 37%로 변화된다.
올레핀은 PX와 마찬가지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지만 PX는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고 올레핀은 건축, 자동차, 생활소재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에쓰-오일은 PP(폴리프로필렌)과 PO(프로필렌옥사이드) 등의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1년온산공단에 세계 최대 규모의 PX 공장을 짓고 연간 180만t의 PX를 포함, 246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 8조원이 투입되는 제 2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도 PX 생산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SK종합화학-JX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삼성토탈 등 업체들의 대규모 PX 설비 가동이 예정되는데다 PX 마진 하락세가 이어지자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신사업인 올레핀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GS칼텍스 또한 최근 프로필렌 유도체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P에 이어 자동차 산업 발전으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복합PP(내열성 강화)에 진출한 상황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PO를 선택한 셈이다.
현재 국내 프로필렌 생산량은 지난해 6월 기준, 총 684만1000t이다. 이중 LG화학이117만t으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105만5000t, 여천NCC 97만t, 삼성토탈 84만t, SK종합화학 50만t, SK에너지 50만t 등이며 정유업체인 GS칼텍스 45만t, 에쓰-오일(S-OIL)이 20만t을 생산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 프로필렌의 두바이 원유 대비 제품 스프레드는 MT(메트릭톤) 당 601달러로 휘발유(223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면서 "올레핀 투자를 통해 정유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올레핀 다운스트림 사업 진출을 통한 석유화학사업과의 통합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올 2분기 원화 강세와 정제마진 악화로 매출 7조4188억원, 영업손실 54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주력사업인 정유 부문에서 1534억원의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나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유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손실 폭을 그나마 줄였다.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260억 원, 윤활기유 부문은 영업이익 725억 원을 나타냈다.
에쓰-오일은 전분기 대비 PX 마진이 급락하자 수익성이 낮은 PX 판매를 줄이고 믹스드자일렌(MX)과 벤젠의 판매량을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사우디 아람코는 8월, 한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 지분 28.4% (31,983,586 주)를 주당 6만2000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하는 단일 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지분 정리가 끝나면 아람코 단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되는만큼 에쓰-오일의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