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지분 15% 인수 3년가까이 기회비용도 못 거둬"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서 새로운 협업 모델 만들어야"
  • ▲ 김택진 엔씨 대표와 넥슨 지주회사 NXC 김정주 회장.ⓒ연합뉴스
    ▲ 김택진 엔씨 대표와 넥슨 지주회사 NXC 김정주 회장.ⓒ연합뉴스

넥슨이 지난 27일 오후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공시 이후 주가가 상한가로 마감됐다. 시장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넥슨의 경영 참여 공시 놓고 '대형 호재'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8일 넥슨에 따르면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넥슨은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또 관련 법률에 따라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 자본금 변경 회사 배당 결정 회사 합병 분할과 분할합병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엔씨는 넥슨의 이번 공시에 대해 '유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 투자목적이라는 약속을 불과 3개월만에 뒤집었다는 이유에서다.

엔씨 관계자는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넥슨의 이번 경영참여에 대해 '손해 만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김택진 엔씨 대표로부터 26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식 지분 14.68%를 25만원인 총 8045억원에 매수해 최대주주로 올라 섰다. 

이후 엔씨 주가는 요동쳤다. 지분을 매입했던 2012년 말에는 15만원 전후로 떨어지는 등 1년만에 약 25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맛봐야 했다.

주가 뿐만 아니라 엔씨의 실적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2년 4분기 1131억9400만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다음해 첫 실적에서 반토막 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넥슨은 지난해 10월, 최대주주로서 투자기업의 가치제고를 위해 지분 0.4%를 추가로 장내 매입함으로써 총 15.08%로 늘렸다. 

문제는 3년가까이 투자금에 대한 기회비용 조차 거두지 못한데다, 엔씨 주가마저 지속적 하락하자 시장에서 돈만 묶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2년 넥슨과 엔씨의 '빅딜'이 있었을 당시 추진했던 미국 유명 게임업체 EA(일렉트로닉아츠)를 공동 인수가 무산됐고, 시너지를 위해 '마비노기2 아레나'를 공동 개발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1월을 기점으로 중단됐다. 

결국 최대주주로서의 투자 성과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넥슨 관계자는 "그동안 엔씨와의 신뢰 관계 속에 수차례 대화를 요청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갈수록 게임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조율하며 새로운 협업 모델을 만들자는 의미로 '경영참여' 공시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