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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물가가 2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받은데다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관련 제품의 수출가 급락이 겹쳤기 때문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기준)가 82.71로, 전월보다 4.2% 하락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출업체가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손에 쥐는 한국 돈이 한달새 4.2% 줄었다는 의미다. 그만큼 채산성이 나빠진 것이다. 1년전과 비교하면 8.5% 하락했다.
1월의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1987년 1월(82.1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작년 12월 달러당 1104.33원에서 올해 1월 1088.86원으로 1.4% 떨어진 데다 국제유가 하락 으로 석유제품이나 화학제품의 수출가격이 급락해서다.
미국 달러화 등 계약통화(수출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출물가도 한달 전보다 2.6% 떨어졌다.
김민수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1987년의 환율은 820원대이지만 현재의 수출물가가 그때처럼 낮은 이유는 1990년대 중반이후 경쟁력이 제고된 IT제품의 단가 하락이 꾸준히 진행된 영향도 있다"며 "최근에는 원재료 수입가도 떨어지는 만큼, 수출가격 하락을 그대로 채산성 악화폭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월 수출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23.0%), 경유(-20.1%), 벤젠(-26.3%), 폴리에틸렌수지(-10.5%) 등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하락폭이 컸다.
동정련품(-10.5%), 용접강관(-5.1%), 플래시메모리(-6.4%) 등도 내림폭이 큰 편이었다. 휴대전화(-3.3%), D램(3.1%), 중형 승용차(-2.3%)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 1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80.25)도 한달 전보다 7.3%나 떨어졌다.
이는 국제 유가의 하락에 따른 것으로, 수입물가지수는 2007년 11월(79.22)이후 7년2개월만의 최저 수준이다.수입 물가가 내리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원재료 수입물가는 원유(-25.1%), 철광석(-14.1%), 옥수수(-8.0%)를 중심으로 한달 전보다 14.6% 떨어졌고 중간재는 5.3% 하락했다. 소비재도 돼지고기(-4.9%), 프로판가스(-23.8%)를 비롯해 2.1% 내렸다.